1년에 한 번 공군참모총장배 모형항공기 대회 '2011 스페이스 챌린지'가 열리는 날이면 대구공군 비행장은 온가족의 나들이장이 된다. 아이들 대회지만 부모가 더 신나는 그런 행사이기 때문이다.
16일 열린 대구경북지역 예선에서는 모두 1천845명의 초'중'고등부 선수가 참가했으며, 함께 경기장을 찾은 가족까지 7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의 화려한 비행쇼가 끝난 뒤 시작된 경기는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조별로 모형항공기를 날리는 순서가 되면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따라가 응원을 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한 할아버지는 손자의 비행기가 제대로 날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운 듯 "뛰어! 조금만 더 뛰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경기진행을 총괄하는 본부석에는 하루 종일 부모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우리 애 비행기가 건물 옥상 위로 올라갔다가 사라졌는데 이것을 어떻게 추락한 것으로 보고 시간측정을 종료하는 거예요? 이건 무한대 비행으로 보고 만점(3분)을 줘야하는거 아닌가요?"
몇 날 며칠을 비행기 제작에 밤을 새고 대회 준비로 고생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아쉬운 마음에 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것이다.
심판을 맡은 장병들도 헷갈리긴 마찬가지였다. "비행기가 아주 찰나의 순간에 바닥을 스치고 다시 날아올라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리 사라져버렸는데요. 이럴 때는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헐레벌떡 뛰어와 상관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제작 과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형민(42) 씨는 "거의 30년 만에 모형항공기를 만들어봤는데 아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고,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며 "내년에도 또 참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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