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EBS 세계의 명화 무기여 잘 있거라 21일 오후 11시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전쟁의 끔찍함과 황폐함을 늘 강조했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는 가장 솔직한 반전(反戰) 작품 중 하나다. 하지만 헤밍웨이는 전쟁 자체를 비난했다기보다는, 파괴를 향해 나아가는 세상을 비판했다.

1차 세계대전 중, 프레데릭 헨리 중위는 이탈리아군에서 구급차 운전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헨리는 병원에서 일하는 영국인 간호조무사 캐서린 바클리를 만나게 되고, 즉시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전쟁에서 죽은 약혼자 때문에 상심에 빠져 있었지만, 헨리와 사랑에 빠진 덕분에 활기를 되찾게 된다. 헨리 역시 캐서린 덕분에 자신이 목격한 전쟁의 공포를 잊을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헨리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모든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무서운 세상을 자주 목격한다. 사람들의 태도는 마치 누구든 행복하고 안전한 것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한 심보다. 그리고 헨리와 캐서린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마다, 무언가가 그들을 방해한다. 그것은 헨리의 부상이나, 전장으로의 파견, 체포 등으로 표현되고, 마지막에는 캐서린의 죽음으로 묘사된다. 불안과 혼란이 가득한 전쟁의 시기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순식간에 끌린다. 특히 캐서린은 헨리를 만나자마자 쉽게 사랑에 빠진다. 사랑은 잔인한 바깥세상을 잊게 해주는 행복한 일탈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종종 서로에게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말자고 얘기한다. 생각해봤자 고통스럽기만 하기 때문이다.

주연을 맡은 록 허드슨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영화 '벤허'의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 후에 그는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원작소설의 작가 헤밍웨이는 공공연하게 제작자 데이빗 셀즈닉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했다고 전해진다. 무엇보다 제작자 자신의 부인이었던 38세의 제니퍼 존스를 21세인 간호사 캐서린 역에 캐스팅했기 때문이다. 실제 1차 세계대전 중 헝가리군에 복무하며 전선에서 싸운 경험이 있던 감독 찰스 비더는 그레이스 켈리의 마지막 스크린 출연작 '스완', 리타 헤이워스 주연의 '길다' 등을 연출했다. 그의 작품 목록 중 어느 것도 그 장르 최고의 영화가 되지 못했지만, 자신의 작품에서 배우들의 재능을 최고로 고양시킨 엔터테이너란 평가를 받고 있다. 러닝타임 152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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