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發) 한나라당 위기가 오고 있다.'
김능구(사진) 인터넷신문 폴리뉴스 대표는 1일 오후 매일신문 11층 강당에서 열린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제3강의 초청강사로 나서 "한나라당의 위기가 부산에서부터 오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으로 돌아선 부산지역 민심이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폭발 일보 직전이다. 이는 결국 대구경북을 비롯해 영남권 더 나아가 정치권 전체 지형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다"고 예고했다. 김 대표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부산 지역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 사태로 부산저축은행 30만 개의 계좌가 피해를 봤고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약 120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입은 셈이다. 이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핵폭탄이 될 수 있고 자칫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10년 만에 탈환한 정권을 내놓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특검 등 여야 전면전으로 가고 있지만 결국, 한나라당이 더 큰 책임과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또 "부산발 한나라당 위기는 대구에서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공항 무산으로 돌아선 민심이 과학벨트 무산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6년 총선 당시 대구에서 불었던 자민련 바람의 재연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한나라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아무리 미래권력이라고 하더라도 국민'국가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당직을 맡고 있지 않다거나 당과 청와대에 부담된다는 이유로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형식논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근혜 대세론과 관련해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내년 대선에서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본선에서는 언제든지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1997년과 2002년 당시 이회창 대세론과 다르다고 하지만 나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많은 보수세력들이 '대안이 없다'는 실망감으로 박 전 대표에게 '마음'을 줬지만 신공항, 과학벨트, 저축은행 사건으로 마음이 떠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만 대세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 친박계 핵심 관계자와 이런 문제로 깊은 논의를 해 본 적도 있다고 했다.
친박 세력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새로운 정책이나 대안의 제시 없이 친박세력들이 박 전 대표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고 이들이 결국 인의 장막으로 박 전 대표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며 "현재의 친박세력은 준비가 안 된 정치세력이다. 언제까지 (박 전 대표의) 치마폭을 붙잡고 있을 거냐"며 다소 거친 표현까지 동원했다. '온실 속에서 자라 역경에 도전할 줄 모른다'는 한 친박계 인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반값 등록금' 등 최근 한나라당이 시도하고 있는 정책노선의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이 정책'노선을 정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도 최근 반값 등록금 등의 정치 어젠다를 제시해 국민들에게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다행이다"며 "비정규직, 청년실업 문제 등에 대한 정책 제시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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