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아니라는데 참…" 야 "특권의식" 맹공 곤혹

"동생이 아니라면 끝난 일" 저축銀 관련 일축 후폭풍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야권이 연일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씨를 삼화저축은행과 연결해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박 전 대표가 "본인(박지만)이 아니라고 밝혔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내놓자 야권은 '특권의식'이라거나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오히려 공세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반 국민도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끝이냐. 아니면 박지만 씨에게 적용되는 특별한 법이 있냐"며 "박 전 대표의 끝없는 특권의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여의도 선덕여왕'은 동생이 말했으니 그것으로 끝이라고 하면 그만이냐"며 "박 전 대표의 말이 수사 지침이냐"고 공격했다.

민주당 측은 ▷박지만 씨가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태도나 견해를 밝힌 적이 없으니 이른 시일 내 입장을 내놓고 ▷박지만 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맡게 된 배경 등에 추가 의혹이 있다며 고삐를 조였다.

8일 열린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박지만 씨가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만날 때 청와대와 국정원 고위관계자도 함께했다는 의혹을 내놓으면서 "청와대의 권재진 민정수석, 정진석 정무수석, 국정원 간부, 박지만 씨, 신 명예회장 등이 강남구 청담동의 W차이니스 레스토랑에서 자주 회동을 가졌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음식점 사진도 공개했다.

야권의 맹공에 대해 친박계 등 한나라당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야권의 의혹 제기에 분명한 팩트(fact)가 있을 것이니 사실 확인부터 하자는 의견에서부터 일단 지켜본 뒤 대책 마련에 들어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가족을 건드리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으며,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전(前) 정권에서 이 사건 연루자가 많은 민주당은 많은 말로 변명해도 의혹이 남겠지만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긴 말이 필요없는 것 아니냐"고 역공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박지만 씨가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발언하기 전 박 전 대표가 지만 씨로부터 상세한 이야기를 들었고 박 전 대표가 그 정도면 아무 일도 아닐 것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정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입장표명을 하려던 계획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권의 공세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박지만 씨를 향한 입장표명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고 대선레이스에서 단독'절대 선두인 박 전 대표를 흠집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하는 민주당 등은 계속해서 이 문제를 부각시키며 공세로 나간다는 입장이어서 박 전 대표의 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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