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역사적인 화해를 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를 하고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산업혁명을 성공시킨 탁월한 지도자"라고 박 전 대통령의 지도력을 치켜세웠다.
서울대 운동권을 거쳐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정치권 입문 이전까지 반박정희, 반독재 투쟁에 투신했던 김 지사는 "고교 3년 때 3선 개헌 반대와 대학생 시절 2번이나 제적을 당할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을 반대했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됐지만 오늘 이 자리는 역사적인 만남의 자리이며, 화해의 장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수많은 정치인들이 농업과 경공업 위주의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중화학공업 위주의 수출 주도형 국가로 발전시킨 위대하고 성공한 대통령이다"며 긍정적 재평가를 했다.
참배를 마친 김 지사는 전자 방명록에 '朴正熙 대통령, 대한민국 산업혁명을 성공시킨 탁월한 지도력!, 경기도지사 김문수 참배'라는 글을 남겼다.
김 지사의 이날 행보를 놓고 박 전 대통령과의 역사적 화해를 통해 노동운동가 경력의 민주투사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 보수층의 지지를 확산시키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왔다.
최근 한나라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권력이 선덕여왕보다 센 것 같다"며 박 전 대표를 비판해 온 김 지사는 "박 전 대표와는 화해할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면서 "단지 건전하게 경쟁하는 관계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권 포기와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뜻임을 시사했다. 그는 "당권과 대권 문제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당대표 출마 제안은 대권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냐"며 "그런 제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권 출마에 대해 "대선에 나가느냐 안 나가느냐는 경선에서 되어야 나가는 것이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다"면서 "아직 1년 6개월이 남았으니 봐야 되겠다"고 밝혔다.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학 반값 등록금에 대해 김 지사는 "모든 대학이 획일적으로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형편이 어려운데 공부하려는 학생, 공부를 잘하는 학생, 국가가 정책적으로 필요로 하는 대학과 학과에 대해서는 등록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며 선별적인 등록금 지원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국가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더 많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지방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구미국가산업단지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2공장을 방문하고, 금오공대 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300여 명을 대상으로 '분권과 자치로 통일 강대국을 만들자'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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