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마라톤 금지 약물 파문, 명확히 진상 밝혀라

국가대표 남자 마라톤 정모 감독이 금지 약물을 선수들에게 투여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정 감독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조혈제를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수사 대상에는 마라톤 국가대표 남녀 에이스 선수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자체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 양성반응이 나온 적이 없으며 정 감독이 허위 제보를 통해 음해당한 것으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지 약물 파문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개최국인 한국의 경기력이 약한 현실에서 그나마 기대를 모으는 마라톤 대표 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투여했다면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대회 이미지마저 해치게 된다. 세계선수권을 계기로 도약을 노리는 한국 육상이 받게 될 타격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음해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 감독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마라톤 금메달을 일궈내 뛰어난 지도자로 부각됐다. 그런 그에 대해 음해가 가해졌다면 마라톤계 내부의 알력이 큰 대사를 그르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벼이 보아 넘길 수 없다.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정 감독, 해당 선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현재까지 구체적 정황도 드러나지 않고 있어 경찰 수사가 섣불리 노출된 측면도 없지 않다.

최근 프로축구에서 승부 조작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마라톤 금지 약물 파문까지 불거진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자칫 스포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경찰은 철저히 수사에 나서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가리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도록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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