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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재의 행복칼럼] 워런 버핏과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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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침산동 옛날 제일모직 자리에 지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우리 동네는 삼성에서 지은 오페라하우스도 있고 삼성 야구팀의 운동장도 가까이 있다. 작정한 것은 아닌데 어떻게 이사를 오다 보니 이렇게 됐다. 삼성에서 아무런 덕 본 것도 없으면서 그런 인연 탓인지 삼성이 발전하는 것을 기뻐했다. 처음 침산동에 이사 와서는 희망을 갖고 살았다. 동네에 넓은 땅이 있는데 사람들 말로 이곳은 삼성 측이 나중에 음악공원을 만들어 대구시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땅이라는 것이다.

이사한 지도 벌써 5년이 돼 간다. 그러나 예의 그 넓은 땅은 녹지대의 공원은커녕 나날이 사막화가 돼 가고 있을 따름이다. 최근에 들리는 소리로는 삼성 측에서 이곳에 공원 만들 계획이 없단다. 최근 삼성이 야구장도 돔으로 지을 것처럼 말하다 흐지부지했고 몇 년 전에는 성서에 자동차 공장을 만든다고 요란을 떨었다. 이런 걸쩍지근한 광경을 보고 듣노라면 '아! 한국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아야 부자가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 부자 이야기도 한번 해보자. 미국의 떼부자 워런 버핏이 올해 그와 함께 점심 한번 먹는데 262만 6천411달러가 드는 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 2000년 시작된 '버핏과의 식사'는 올해로 12년째 맞는 행사라고 한다. 첫해 점심값은 2만5천달러였는데 이 비싼 식사도 서로 하겠다고 난리를 쳐서 입찰을 부쳐 사람을 정했다고 한다. 올해는 버핏이 2년 전 부실채권에 투자했다가 원금 21억달러(약 2조2천700억원)를 날리고도 이 사실을 숨겼다가 뒤늦에 언론에 보도된 탓에 점심 행사 인기가 작년보다 못했단다. 작년엔 9명이 입찰에 참가해 77차례나 입찰가를 주고받으며 사상 최고가인 262만6천311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버핏의 옹졸한 행동 탓에 행사에는 겨우 2명이 참가해 234만5천678달러(약 25억원)에 낙찰이 됐다고 한다.

어쨌든 이렇게 마련된 돈은 빈곤퇴치를 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선단체인 '글라이드' 재단에 기부된단다. 버핏은 자원봉사자인 셈이다. 형편만 되면 침산동을 떠나 버핏이 사는 동네로 이사를 가고 싶다. 편협하고 쩨쩨한 이 정신머리를 그런 훌륭한 선생님과 한동네에 살면서 닮아가고 싶다. 천하 맹자도 세 번이나 이사한 뒤에서야 비로소 성인이 되지 않았던가?

권영재 보람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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