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내장 수술 멀티플레이 시대

똑똑해진 인공수정체…노안에 난시까지 교정

혼탁해진 수정체를 바꾸는 백내장 수술이 노안이나 난시까지 교정하는 멀티플레이 수술로 바뀌고 있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바꾸는 백내장 수술이 노안이나 난시까지 교정하는 멀티플레이 수술로 바뀌고 있다.

중소기업 임원 김모(55) 씨는 몇 년 전부터 노안이 시작돼 돋보기 안경을 쓰게 됐다. 평소 젊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 김 씨는 막상 돋보기를 쓰니 불편하고 늙었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앞이 뿌옇고 시력이 전보다 떨어진 것 같아 안과를 찾았더니 백내장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노안까지 교정해주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더 이상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에 수술을 결심했고, 이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낡은 수정체 바꾸는 백내장 수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발표에 따르면 노년 백내장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다빈도 수술 질환별 순위에서 1위, 65세 이상 노인 다빈도 상병 입원 순위에서도 마찬가지로 1위를 차지한 질환이다. 수정체는 시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카메라 렌즈처럼 안구 깊숙한 곳에서 눈에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뿌옇게 변하는 것이 백내장이다. 시력 저하는 물론 눈부심, 통증,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등의 불편함을 겪는다.

이럴 경우 낡은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수정체로 바꿔주는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간단하다. 점안마취제를 사용하므로 수술 중 통증이 없고, 출혈도 없다. 1.8㎜의 최소절개로 봉합도 필요 없고,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백내장 수술이 혼탁된 수정체만을 바꿔 뿌옇게 보이는 현상만 해결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수술에 필요한 인공수정체는 해마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난시교정, 노안교정 등 첨단 성능으로 무장한 인공수정체까지 등장했다.

◆노안까지 교정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일반적인 단초점 인공수정체에는 조절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중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대부분 노안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 가까운 물체를 볼 때는 돋보기의 착용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에 초점을 맞출 경우 수술 후 근시 안경을 착용해야 하고, 반대로 원거리에 초점을 맞추면 수술 후 가까운 것을 볼 때는 돋보기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근거리 원거리를 모두 잘 보게 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등장하고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대구누네안과 유용성 원장은 "운동과 같은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안경 착용은 매우 불편한데,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수술함으로써 백내장의 치료뿐 아니라 생활의 불편함까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종류도 다양하다. 흐린 날이나 야간에 밝고 어두움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자외선 차단기능을 추가한 레스토(ReSTOR), 중간거리에서 보다 좋은 시력을 나타내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리줌(ReZoom), 근거리 교정이 특히 우수해 근거리 작업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테크니스(Technis) 인공수정체 등이 있어서 생활 패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난시교정용 인공수정체

일반적으로 각막 모양이 둥글지 못하고 럭비공 모양으로 돼 있으면 초점이 서로 다른 위치에 생기고 결국 물체가 겹쳐 보이는 현상을 일으킨다. 이를 난시라 한다. 기존 인공수정체는 난시까지 교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난시교정용 안경을 따로 착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난시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별도 안경을 쓰지 않고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평소 난시안경을 착용했던 백내장 환자도 수술 후 백내장 제거뿐 아니라 안경까지 벗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난시교정용 인공수정체인 토릭(Toric)렌즈는 안경을 벗게 해 백내장 수술 하나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최근엔 비구면 인공수정체인 아이큐(IQ)렌즈도 등장했다. 편편한 모양의 비구면으로 되어 있어 야간 빛번짐, 색채구분 어려움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 아울러 황반변성의 원인이던 유해광선인 청색광선까지 막아준다.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 예방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밤에 활동이 많거나 야간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인공수정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누네안과병원 유용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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