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도권 주자 군웅할거…한나라당 당권 판세 안갯속

한나라 全大 7명 출마선언

열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이끌 한나라당의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차차기 대권을 겨냥하고 있는 이들 후보들은 한결같이 '개혁' '쇄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7'4 전당대회 이후 한나라당의 노선 변화도 예상된다.

20일 오전까지 당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들은 모두 7명이다. 이날 3선의 원희룡 전 사무총장과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앞서 19일에는 홍준표(4선), 나경원(재선) 전 최고위원과 친박계 단일후보인 유승민(재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남경필(4선)'박진(3선) 의원은 지난주에 출마 회견을 가졌다. 김형오(5선) 전 국회의장과 전여옥(재선)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어 출마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공통분모는 수도권 출신, 40, 50대로 요약된다.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7명 가운데 대구 출신인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연령대도 홍준표(57)'박진(55)'권영세(52)'유승민(53) 의원 등 50대가 4명이고 나머지 3명은 40대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의 위기감이 한나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대에선 5위 안에 들어야 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 판세는 아직 안갯속이다. 여권 내 계파 대결 구도가 희미해진데다 약 1만 명이었던 선거인단 규모가 21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당협위원장의 대의원(지역별 평균 850명) 장악력이 약해졌다는 게 변수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가 30% 반영된다는 점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유승민 의원도 확실한 '친박 1표'를 확보, 지도부 입성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소장파 대표선수를 자처하는 남경필 의원이 가세하는 5파전 형국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주자들의 군웅할거 형국이 되면서 후보들 사이에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친이 일부에서는 원희룡-나경원 후보 단일화 요구가 있지만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나 의원이 이미 '탈 계파'를 내세웠고, 원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에서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의 진을 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단일화는 어려워 보인다.

다수의 후보들은 친박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인2표제인 만큼 친박계가 유 의원에게 한 표를 던지고 남는 한 표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친박계 조직표는 전체 대의원 중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번 전대에 전 지도부가 대거 출마한 것과 관련해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이번 전대가 지난 4'27 재보궐선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열리게 됐는데 다시 출마한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23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24일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유세에 들어간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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