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시인은 '국화 옆에서'란 시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읊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이 피는 데도 소쩍새가 그리도 울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는데,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탄생하는 데야'''.
동양적 사고로 큰 인물이 태어나는 데는 풍수지리상의 지기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천운이 따라야 하며 시대적 소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20세기 한국과 중국의 근대화를 이끌고 아시아를 세계 중심으로 만드는 데 가장 공이 큰,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과 중국의 덩 샤오핑 주석의 고향 도시인 구미시와 광안시(廣安市)가 이번에 자매결연을 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한국과 중국의 뭔가 달라도 다를, 예사롭지 않은 두 도시가 의형제를 맺은 것이다.
지난 5월 31일, 구미시 대표단은 중국 쓰촨성 광안시를 방문하여 왕 제엔쥔(王建軍) 시 당서기와 우호협력 관계 의향서를 체결했다. 광안시는 6천344㎢의 면적에 인구는 470만 명으로, 상대적으로 덜 발전된 농업도시였다. 그럼에도 중국 서부 개발 붐에 힘입어 공업단지를 만들고 신농촌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쓰촨성은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의 본거지로 당시는 촉(蜀)나라이다. 중국 전체로 보면 서쪽으로 치우쳐 있고 역사적으로도 변방에 속하는 지역이다. 광안시는 쓰촨성의 동부쪽에 위치해 있고 경제적으로는 충칭시권에 속해 있다.
광안시는 덩 주석의 고향이긴 하지만 15세 때 고향을 떠난 이후 한 번도 찾지 않은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심지어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도 찾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중국 인민의 아들"이라는 말도 곱씹어볼 만한 말이다. 중국이 비록 큰 나라지만 최고 지도자가 고향을 챙기고 지역별 파벌을 만들면 쪼개질 수도 있다는 사려 깊은 판단 때문이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
덩 주석 생가와 기념관도 둘러보았다. 연간 1천만 명의 중국인이 방문한다고 한다. 덩 주석 동상과 기념관의 제호를 후임인 장쩌민 주석이 친필로 쓴 것이 인상적이었다. 후임자가 전임자를 기리고 존경하는 가운데 중국은 발전하는 것 같았다. 전임자를 밟고 지나가야 후임자가 빛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박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보면서 덩 주석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1981년 중국의 실권을 잡고 나서는 그 유명한 '흑묘백묘론'을 펼치고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박정희 모델'을 모방했다는 것은 다 아는 일이다.
2차 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유일한 나라, 한국으로부터 제대로 배운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중국 근대화의 단초도 제공한 것이다.
충칭대학교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새마을운동'이란 주제로 특강도 했다. 300여 명의 대학생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과 새마을운동의 이념과 성공 요인, 한국사회 발전에서 새마을운동이 끼친 영향 등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곧이은 질의응답에서 충칭대학교 바이천광 부총장은 "새마을운동이 성공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였다. 이에 필자는 "박정희라는 걸출한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관 주도의 실천력, 국민들의 '잘살아보자'는 열정이 있었기에 새마을운동은 성공했다. 중국도 그런 의미에서 신농촌운동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고 화답하였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눈앞에 두고 양 도시는 우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국제학술대회와 사진전 등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르면 금년 12월경 국제학술대회를 영남대학교 부설 '박정희 리더십연구원' 주관으로 열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한'중 지도자급 학자들의 학술 토론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 그 외에 경제, 관광, 문화, 체육 등 다방면에 걸쳐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남유진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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