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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에 묻고 싶은 고통 분담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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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악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가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해 관철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 IT 대기업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말, 삼성과 LG가 지난 4월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협약을 맺었으니 말 그대로 협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다시 나서고 있는 것이다.

IT 대기업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명분은 '고통 분담'이다. 악화되고 있는 IT 업종의 수익성이 2분기 이후에 바로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협력업체도 고통을 분담해 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IT업체의 주력품목인 D램 반도체는 지난해 5월 2.72달러에서 지금은 1달러 이하로 낮아졌고 액정화면(LCD) 패널(40~42인치 기준)은 지난해 1월 500달러에서 지금은 317달러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대기업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대기업이 많은 수익을 올렸을 때 이를 협력업체와 나눠야 한다. 고통 분담을 요구하려면 기쁨의 공유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그런 나눔을 실천한 적이 있었던가. 그런 사실에 비춰 대기업의 고통 분담 요구는 수익성 악화 부담을 일방적으로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것이다. 고통 분담이 아니라 고통의 전가다.

IT 대기업들은 이에 대해 '상생'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납품업체에 협력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둘러댄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국민은 다 안다. 협력업체가 대기업이 요청하는 '협력'을 말 그대로 '협력'으로 받아들일까. 그렇게 '눈치 없이' 굴다간 납품 계약 해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대기업의 모습에 국민은 또다시 절망하고 있다. 과연 우리 대기업에 윤리 의식이라는 게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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