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다시 대구시립극단 연습실을 찾았다. 이번에는 취재기자가 아닌 배우로서의 방문이다. 기자가 엑스트라로 '로미오와 줄리엣'에 참여하게 된 것. 가자에게 주어진 역은 청심도장. 극 중 무림대회가 열리는데 대회를 빛내기 위해 초청된 무림 고수 역할이다. 대사 없이 무대 한쪽을 채워주면 된다고 하기에 선뜻 고개를 끄덕였지만 영 마음이 불안했다. 이날 캐릭터 복장까지 준비된 터라 복장을 차리고 나니 긴장감이 엄습했다. 생전 처음 공연을 한다는 생각에 연습인데도 괜히 가슴이 답답해졌다. 벌써 '무대 울렁증'인가.
무림대회 장면 연습이 시작되고 기자가 등장하는 신이다. 천지신존(천지교 가문의 호주)을 맡은 백은숙 씨의 소개를 받고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며 여흥을 즐기는 모습을 연기했다. 하지만 어떤 동작을 취해야 할지 깜깜했다. 무언가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냥 멀뚱멀뚱 앉아 있다가 장면이 끝나버렸다. 이국희 감독은 리액션을 활발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잘 안돼요.'단순히 자리만 채우면 될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무대에 오르는 이상 주연이든, 앙상블이든, 엑스트라든 배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연습실에서 나오는 내내 '과연 관객 앞에서 실수하지 않고 내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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