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노인들이 젊은이로부터 봉변을 당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을 두고 네티즌의 논쟁도 뜨겁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절 교육을 못 받아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탄하는 쪽도 있고, 어른이라고 남에게 함부로 하거나 대접만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단군 이래 최고의 부강한 나라라고 하는 우리를 이만큼 살도록 만든 사람들이 지금의 노인들이다. 나라의 혼란과 빈곤의 악순환 가운데 오직 잘살아 보자고 외치며 몸을 바쳐 일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인터넷의 발달과 개인주의의 팽배로 선험자로서 노인의 가치는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누구도 노인들을 위한 바람직한 삶이나 소양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1.3%이며 평균수명은 80세가 넘어섰다. 고령화로 인한 연금'복지'의료지출 등이 갈수록 늘어나 정부의 재정수지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2009년 기준 국민 1인당 진료비는 80만9천원인데, 같은 기간 노인 1인당 진료비는 256만원이며 그것도 전년도 대비 31.4% 증가하고 있다.
노인들로서는 살아오다 보니 어느 순간 노인이 되어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남은 인생도 중요하다. 노인 인생도 각자 자신의 것이며 그 어느 때와도 다름없는 사랑과 헌신의 대상인 것이다. 자신의 죽음 문제, 건강유지 문제, 재산 문제 등이 결코 남의 것이 될 수 없다.
노인인구가 늘면서 매년 건강보험의 암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암환자 본인의 경우도 임종 전 의료비가 사망 3개월 전에 급격히 증가하여 이 기간 거의 모든 재산을 소비한다. 임종의 의료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죽는 그날까지 중환자실에서 호스를 주렁주렁 달고 가족과 차단되어 있다가 죽어가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고 나서는 화려한 영안실로 옮겨져 손님을 맞이한다. 심지어는 재산 정리를 명확히 하지 않아 가족들 간 다투며 살도록 만든다. 멋있는 임종맞이 운동이라도 펼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노인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노인의 품위 있는 삶을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도 절실하다. 단순한 소모성 복지혜택보다는 일자리와 연결되거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과 연계하여 정책이 시행되어야 하며, 나아가 노인장기요양원도 개인사업자에게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모범적 직영기관 운영도 고려해 볼만하다.
노인이라고 해서 노인정에만 가서도 안 되고, 공부하지 않아서도 안 되며, 약만 먹어서도 안 된다. 냄새나는 할아버지가 되지 않게 수시로 씻고, 컴퓨터나 모바일도 배우는 데까지 배워보고, 최신 노래도 따라해 보며 젊은이들과 어울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살아갈 때 즐거움이 배가된다. 노인들도 도움만 받을 것이 아니라 먼저 베풀고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면 행복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고 그런 가운데 장수하게 되는 것이다.
서영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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