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6천억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외자 투자 유치 발표로 '과대 홍보'라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박승호 포항시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며 몸을 한껏 낮췄다. 외자 투자 유치를 강조하기보다는 발전소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의지 표현이라고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달 9일 중국에서 중국발전회사와 포항에 화력 및 LNG 복합발전소를 건립하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직후 외자 투자 유치를 기정사실화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재선 임기 동안 10조원의 기업 투자 유치를 공언한 그는 홍보자료를 통해 "10조원 기업 투자 유치의 큰 산을 넘은 느낌이다"며 투자 유치 성과를 자랑했다. 포항시도 '7조6천억원 해외 투자 유치'라는 제목의 홍보자료에서 "포항시에 7조6천억원의 대규모 중국자본이 투자돼 화력 및 LNG 복합발전소가 건립될 전망이다"고 열을 올렸다.
그러나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박 시장의 발언은 중국 때와 확연하게 달랐다. 이번 MOU 체결은 2012년 연말에 수립되는 제6차 국가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앞으로 주민 동의 등 기타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즉 7조6천억원 규모의 외자 투자 유치 결정은커녕 국가전력수급 기본계획 때 포항에 발전소 건립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MOU를 체결했다는 게 박 시장의 설명이다.
결국 박 시장과 포항시는 국가적으로 포항에 발전소 건립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7조6천억원 규모의 발전소 투자 유치'를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가 지역 민주당과 여론으로부터 '정직한 행정을 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받는 꼴이 됐다. 같은 사안을 두고 10일도 채 안 돼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박 시장을 보면서 씁쓰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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