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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 업무 떠맡은 느낌" 기업들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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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구입 권유에 상당한 부담…경기기간 조기 퇴근 압박도

대구 한 섬유단체장인 A씨는 요즘 머리가 아프다. 다음달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입장권 판매를 위해 때아닌 '영업 전선'에 뛰어들어서다. 그는 "지역 대표 산업인 섬유업계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힘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입장권 구매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다음달 열리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지역 경제계가 '표 구입'을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대구시와 대회조직위원회가 기업들에게 입장권 구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기업들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탓이다.

단체 구매 액수에서 가장 많은 분야는 금융권.

대구은행이 2억4천만원, 농협이 7천200만원가량의 입장권을 구입하면서 다른 금융회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대구은행'농협 수준으로 하자니 부담스럽고 턱없이 적게 구입하자니 안 하느니 못하다는 눈총을 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금융회사들은 서로 얼마나 입장권을 구입했는지 비교해보고 적정 수준(?)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10% 수준으로 사는 게 최저 수치가 아니겠느냐는 게 업계의 이야기"라며 "입장권을 사는 것과 별개로 사표가 되지 않게 아이디어를 짜내야 해 육상조직위의 일을 떠맡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섬유나 기계 등 중소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직원들에게 나눠줄 표 구매에 적지 않은 액수를 부담해야 하는데다 조업 단축 등을 통해 사표 방지까지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세계육상대회 표 구매의 상당 부분은 기업이나 단체가 차지하고 있다.

대회조직위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입장권 전체 좌석(45만3천962석)의 76.4%인 34만7천52석이 예매됐다. 이 가운데 90.5%인 31만4천82장이 기업 및 단체에 판매됐다. 조직위가 올 들어 각 기관과 기업, 단체들에 표 구매에 대한 강력한 '협조'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대구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지역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성공 대회에 동참을 해야 하지만 표 강매에, 조기 퇴근 등 시나 조직위의 압박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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