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위기에 처했던 전국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인 망월지가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망월지 소유권을 가진 지주들이 수성구청장을 상대로 농업 기반시설 폐지 신청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20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하마터면 사라질 뻔한 생태계의 보고를 계속 지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지만 망월지를 대구를 대표하는 자연환경유산으로 지키는 일은 이제부터다.
망월지는 해마다 5, 6월이면 수백만 마리의 두꺼비가 산란하는 두꺼비들의 보금자리라는 점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이다.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지주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천혜의 자산을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없앤다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판에 성가시다고 갈아엎어 없애는 데 동의할 시민은 많지 않다. 이해관계를 떠나 망월지를 자연 그대로 지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큰 이득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창녕 우포늪이나 창원 주남저수지 등 우리 주변에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는 많다.
이번 사태는 생태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망월지의 주인은 두꺼비다. 두꺼비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망월지를 지켜 나가는 데 시민이 계속 힘을 보태야 한다. 환경단체의 지적처럼 이 판결을 계기로 마구 매립되고 있는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들을 습지 공간으로 보존하는 일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는 앞으로 녹색 생태 환경 체험장인 망월지가 더 이상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하는 것은 물론 두꺼비 서식에 지장을 주는 주변 환경도 차츰 정비해 나가야 한다. 망월지 생태공원 조성 계획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보존 대책을 갖고 세심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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