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우리 집안의 산소 같은 존재이다.
몇 해 전 겨울, 어머니는 아파트 화단에서 다른 집이 이사 갈 때 버려 놓은 작고 볼품없는 화초 하나를 주워 오셨다. 어머니는 꽃을 사랑하고, 또 잘 키우기도 하신다.
처음에는 이런 걸 왜 가져왔냐며 핀잔 아닌 핀잔을 드렸는데 어머니께서는 아직 얼지 않았고 살 희망이 있으니 분갈이를 하고 좀 더 큰 화분으로 옮겨 심어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이듬해 봄. 하루가 다르게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 가지에서 색깔이 다른 두 종으로 꽃송이도 매우 크고 예쁜 꽃들이 앞다투어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그동안 어머니의 이 화초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셨다. 겨우내 낮엔 햇빛을 보게 발코니에 두고 밤엔 혹시나 얼어버릴까 실내로 옮기고 애지중지하셨다. 마치 이런 예쁜 꽃들이 필 것을 짐작이나 하셨던 것처럼.
하물며 화초 하나도 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키우면 이렇게 새롭게 다시 피어나는데 사람은 어떠할까 싶다. 아이도 잘못했을 때 나무라기보다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하거나, 또 잘한 일에는 칭찬 한마디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집은 어머니의 생활하시는 모습 그 자체로 가훈이 되고 산교육이 되는 것 같다.
이제 칠순이 넘으신 어머니는 몸도 예전 같지 않고 많이 안 좋으신데 매년 봄의 전령사로 두 달 가까이 예쁜 꽃을 피우며 행복을 가져다주고, 우리 집 마스코트가 된 저 꽃들에게 하신 것처럼 이제 당신을 좀 더 사랑하시고 아끼셔서 우리 곁에서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어머니,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조경호(대구 달서구 두류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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