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를 숨 가쁘게 달려온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21일 오후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전반기 일정을 끝낸 후 "기대 이상이었지만 만족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류 감독은 전반기 "호쾌한 야구,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펼치겠다"던 부임 당시의 약속을 지켰다. 전체 경기일정의 60%를 소화한 삼성은 46승2무33패로 KIA(52승35패)와 선두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 대구 팬들은 벌써 2006년 이후 5년 만에 삼성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류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10(승-패)을 목표로 했다. +13이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며 전반기 성적에 합격점을 줬다.
류 감독은 전반기 MVP로는 1번 타자 배영섭을 꼽았다. 그는 "마무리 오승환, 4번 타자 최형우, 수비의 핵 김상수 등도 잘했지만, 배영섭이 공격의 첨병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고 칭찬했다.
류 감독은 "데뷔전(4월 2일 광주'KIA와의 개막전) 때 잔뜩 떨었는데, 선수들이 큰 선물을 안겨줬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8회 채태인의 역전 만루 홈런이 터지는 순간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역전승으로 일궈낸 데뷔 첫 승리의 감격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때의 환호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고 했다.
삼성에서 현역생활을 했고 오랫동안 코치로 있었지만 감독이 된 후 그는 "많은 게 달라졌다"고 했다. 거리를 걸을 때도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고, 목욕탕에서 손을 건네는 사람들 때문에 난처한 경우도 많았다는 것.
류 감독이 현역시절 받았던 소녀들의 팬레터는 요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체됐다. 휴대전화에는 파이팅과 격려하는 내용이 담긴 모르는 번호의 문자메시지가 매일 수십 통씩 들어온다.
전반기를 잘해왔다면 50여 경기 남은 후반기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전쟁이 될 전망이다. 류 감독은 "최근 선발진이 흔들리고 타격도 슬럼프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많은 역전승은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지만 초반 경기를 압도하지 못한 채 끌려갔다는 의미다. 남은 경기에서는 강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쉬운 팀이 없다. 팀마다 특색이 있다. 그 중 꼽으라면 선발진이 강한 KIA, 기량이 비슷한 투수력으로 물량공세를 펴는 SK다. 삼성이 선두를 지키려면 가코의 퇴출과 카도쿠라의 웨이버공시로 후반기 투입되는 2명의 외국인 투수 활약이 관건이다. 쉽게 적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전반기에 보인 약점을 보완, 삼성을 향한 팬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더 많은 팬이 류중일을 믿고 야구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더 잘하겠다. 끝까지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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