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 해제를 불허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현대백화점 개점에 따른 교통 혼잡 우려가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차량 정체를 줄일 대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주변 도로 통행 체계 변경도 여의치 않은 탓이다. 더구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에야 통행 방식이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아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
◆"풀면 이면도로 더 막힌다"
대구시는 올 들어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 해제에 대한 여론이 비등하자 종로와 남성로, 북성로 등 대중교통전용지구 이면도로에 대한 교통량 분석을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했다. 그 결과, 약전골목~반월당네거리 구간 100여m에 일반 차량 진입을 허용할 경우 차량 통행량이 현재보다 2.0~2.8배 늘어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게다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조성하면서 기존 2차로를 1차로로 줄인 탓에 수용교통량이 줄어 신호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는 이 구간을 풀어줄 경우 현재 북성로~종로~MMC만경관 극장 옆~국채보상로로 빠지던 수성구와 남구 방면 진행 차량들이 종로와 남성로 쪽으로 몰리며 약령시 주변 이면도로 전체가 종일 극심한 정체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개점으로 통행 차량까지 늘어나면 도로 기능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운전자들은 현대백화점 앞 달구벌대로가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봉산육거리에서 반월당네거리 방향으로 가는 차량 가운데 명덕네거리 방향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계산오거리에서 U턴하고 있기 때문에 반월당네거리에서 명덕네거리 방향, 계산오거리에서 남문시장 방향으로도 좌회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반월당네거리 교차로 구간이 짧고 차로가 1차로에 불과해 이면도로에서 나오는 차량까지 중앙로로 몰리면 승용차는 물론 시내버스 통행까지 어렵게 된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취지가 흔들리고 교통 편의는 오히려 뒷걸음질친다"고 해명했다.
◆현대백화점 개점 코앞인데
현대백화점 지하 3층과 메트로센터 주차장을 연결해 백화점 이용객들이 지하통로를 이용해 수성교와 남문시장 방면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공사는 거의 막바지 단계다. 또 현대백화점 서편 약령1길은 기존 8m에서 10~13m로 확장했고, 동편 약령2길도 8m로 넓혔다. 북편 길은 보행자 전용도로로 이용할 계획이다. 또 백화점 진출입로에는 교통 완화구간도 설치했다.
그러나 시는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주변 교통 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21일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를 열고 대구시가 제안한 현대백화점 주변 이면도로 세 곳의 통행체계 개선안 가운데 두 곳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현대백화점 서편 도로(약령1길)를 일방 통행에서 양방향 통행으로 변경하는 안건은 통과됐지만 동편 약령2길과 동아쇼핑과 삼성금융플라자 사잇길의 통행 방향을 바꾸는 방안은 세밀한 교통량 분석을 거쳐 재심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 구간에 대한 교통량 분석을 계속하는 한편, 계산오거리~서성네거리 방향의 좌회전 허용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반월당네거리와 계산오거리에 유턴차량이 몰리면서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는 계산오거리~남문시장의 신호 주기를 조정하면 동서 간 직진 통과 시간을 줄이지 않고도 좌회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월당네거리~남문시장네거리 좌회전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동서 간 통행축인 달구벌대로의 직진 신호 주기를 줄일 경우 교통 정체가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 도로 통행 체계 개편은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통행 체계를 개편하려면 경찰청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아직 다음 회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또 반월당네거리 혼잡의 원인으로 꼽히는 계산오거리에서 반월당네거리 방면 유턴 차량 소통을 위한 대책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 구간의 유턴을 아예 막고 신남네거리까지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신남네거리 주변이 심각한 정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무산됐다. 대구시는 현대백화점이 문을 여는 다음 달 19일 이전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심의위가 다음달 21일 이후 열릴 공산이 높아 현대백화점 개점에 따른 교통 정체 피해를 고스란히 맛본 뒤에야 개선될 가능성도 높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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