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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열풍' 냉정하게 대처하자…윤일현 지성학원진학지도실장

2012학년도 수능시험은 영역별 만점자가 1% 정도 나오도록 쉽게 출제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가 있었다. 그 방침을 적용한 6월 모의평가에서 영역별 만점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오자 변별력 논란과 함께 수시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변별력이 낮아지면 수능 점수만을 반영하는 정시에서는 한두 문제 실수로 지망대학과 학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지원 배치표를 만들어보면 서울대 의예과(백분위 398점)와 지방대 의예과(394점)의 차이는 백분위 400점 만점 기준으로 5점도 나지 않는다. 한두 문제 실수로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나니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높은 논술고사를 치는 수시모집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논술 열풍'까지 불고 있는 형편이다.

수시 선발 비중이 늘었다고 해서, 대책 없이 수시 지원 대학 수를 늘인다고 해서 그 중 어느 한 곳에 합격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수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수험생도 수능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수시에서도 중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수능 등급에 따른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논술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수능 등급에 의한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되면 합격할 수가 없다. 올해 수시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논술의 비중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수능 등급에 따른 최저학력기준은 상향 조정한 대학들이 많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해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오로지 논술에만 집중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입시에서 실패할 우려가 높다. 더구나 1학기 동안 수능 성적이 별로 향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시 논술에만 매달리는 경우는 더욱 위험하다. 방학 동안 논술에 모든 것을 바치다 보면 9월 모의평가를 망치게 되고, 9월 모의평가의 실패는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져 수능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다.

물론 논술 준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방학 기간 논술 준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학생도 전체 학습량의 7할 이상을 수능 공부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 출제되는 논술 문제들은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과 그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 수능과 논술은 별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이 논술 성적도 좋다. 수능 공부가 바로 논술 공부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경북대를 비롯한 대부분 대학들은 수시 모집 일반전형 모집 정원의 50% 이상을 수능성적우수자 우선 선발을 하고 있다. 수시든 정시든 수능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지금 불고 있는 지나친 논술 열풍은 걱정할 만하다. 수시든 정시든 대입 준비과정에서 가장 기본은 수능 공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윤일현(지성학원 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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