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으로 새 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한 대구시당과 달리 경북도당은 '되지도 않을' 합의 도출을 위해 열흘 가까이 시간을 허비하며 의원들 간 갈등만 노출시킨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 과정에서 친이-친박의 계파 갈등도 불거졌고, 재선과 3선이 대결을 벌여 재선이 이기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기 시'도당위원장의 비중이 막강한 만큼 노른자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없을 수는 없지만 같은 지역에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 온 동료 의원들에게 보여줄 모습으로는 비쳐지지 않았다. 경쟁에 직접 나선 당사자들도 문제였지만 이를 조정하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주변의 힘이 전혀 작동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이런 상황까지 이른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지적된다. 국회의원 집단에서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던 선수(選數) 우선의 원칙 파괴를 들 수 있다. 초선보다는 재선을, 재선보다는 3선을 우대하던 관행이 무의미해진 것이다. 선수라는 객관적 잣대보다는 스킨십과 친밀도라는 주관적 잣대가 더 중요시되었다. 의원들은 이 점에서 이 의원보다는 최 의원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계파의 이익도 작용했다.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계파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18대 총선의 '무자비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생겨난 친박계의 우려 내지 '구원' 때문이다.
어쨌든 경쟁은 끝이 났다. 이제는 그동안 깊어진 간극을 봉합하는 과정이 남았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한결같은 우려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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