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도 기상재해 견딜 새 방재 대책 서둘러라

27일 중부 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인해 수십 명이 사망하는 등 재앙이 닥쳤다.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에 인구 1천만 명의 거대 도시가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당한 것이다. 100년 만의 강수량이라지만 이런 기상이변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이 같은 화가 닥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비책도 이제는 크게 달라져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도 이달 들어 많게는 500㎜가 넘는 집중호우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집중호우가 잦아져 수도권 사태와 같은 위험에 똑같이 노출돼 있다. 시간당 80㎜의 비가 쏟아지면 대구시내 저지대는 거의 침수 피해를 입게 된다. 상습 침수 지역은 시간당 40㎜ 이하 집중호우에도 위험하다. 지난해 두 차례 침수 피해를 입은 대구 북구 노곡동의 경우 시간당 19㎜의 비에 마을이 온통 물에 잠겼다.

지난해 추석 때 폭우 피해를 입은 서울시는 당시 10년 빈도 강우량(시간당 75㎜)에서 30년 빈도인 시간당 95㎜로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채 전열도 갖추기 전에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하지만 기록적 폭우에도 거의 피해가 없었던 서울 강남의 저지대 지하철역의 상황은 면밀한 대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재해에 취약한 곳일수록 방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대구도 비 피해가 적은 지역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방재 패러다임을 빨리 바꿔야 한다. 기상재해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대구시는 집중호우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들을 심층 분석해 시간당 90~10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재 대책을 짜야 한다. 하루 이틀에 이뤄질 일은 아니지만 힘들다고 방치하면 곧 재앙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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