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은 숯불구이를 좋아한다. 참숯의 향이 살짝 밴 한우갈비의 맛은 '세계 최고의 맛'이라 할 수 있다. 갈빗집 선택 기준은 '고기품질'과 '가격'이다. 육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면 금상첨화다. 대구지방환경청 직원들은 회식 때면 늘 대구 수성구 수성못 옆 '해덕 한우 암소 숯불갈비'로 간다. 품질 좋은 갈비를 푸근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해덕 한우 암소 숯불갈비'는 수성못 식당가 중간쯤에 있다. 11년째 영업을 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준희(46) 대표는 "해덕(海德)이란 상호는 '바다처럼 큰 덕을 베풀어라'는 뜻" 이라고 설명한다. 이름 때문인지 한 번 방문해보면 '단골손님'이 된다. '명품 갈빗살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특별한 영업방침 때문이다.
이 대표는 갈비고장으로 유명한 경기도 안성의 '안성맞춤' 갈비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한 브랜드만 집착하지 않는다. 품질 좋은 고기를 구할 수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간다. 그는 고기 품질을 증명하기 위해 식당에 '쇠고기 이력 증명서'를 늘 비치하고 있다. 최고 품질인 일등급 투 플러스(1++) 표시가 선명하다. 이 대표는 "진짜 맛있는 고기를 맛보려면 한 식당에 다섯 번쯤 가서 3번 정도 최상급을 만나면 성공"이라고 귀띔한다. "쇠고기는 생물이라 늘 최상급만을 유지하기 힘든다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밑반찬도 정갈하다. 명이나물 등 귀한 나물도 선보인다. 고기를 즐기는 손님은 육회부터 먼저 맛 보는게 전형적인 코스다. 육회는 전공(?)이 아니지만 쫄깃하고 고소하다. 숯불이 들어오면 갈비 맛을 볼 차례다. 참숯불에 석쇠다. 꽃무늬처럼 마블링이 선명한 대표메뉴'꽃 갈빗살'이다. 갈비뼈 사이의 '늑간 살'도 있다. '한우를 맛있게 먹는 법'은 굽는 기술에 좌우된다.
대구지방환경청 이치우(46) 감시팀장은 "고기를 바짝 태워서 먹는 것은 고기에 대한 모독"이라며 "살짝 구워 한 번만 뒤집어서 먹어야 고기가 연하고 진한 육즙을 즐길 수 있다"고 전문가 수준의 해설을 한다. 가장 금지해야 할 태도는 고기를 한꺼번에 불판 위에 수북이 얹어 굽는 것이다. 갈빗살이 익어 가면서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노릿하게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맛보니 부드러운 육질, 풍부한 육즙이 거의 환상적이다. 정겨운 숯불 냄새, 씹는 순간 쫄깃한 감각, 고소한 맛 등 3박자가 온몸을 행복하게 한다. 황대용(45) 팀장은 "이 집의 특징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한결같이 품질 좋은 고기를 내는 것"이라고 칭찬한다. 김성대(33) 팀원은 "싸고 멋진 맛을 즐길 수 있어서 회식 때는 다른 곳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경석 수사팀장은 "고기를 맛있게 즐기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며 "불판에는 항상 3~4점만 올려서 구워야 한다"며 시범을 보인다. 이용희 연구사는 "자취를 해서 맛있는 음식이 있을 때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이 집은 된장국수도 정말 맛있다"고 추천한다. 김두찬 팀원도 "점심으로 송이찌개와 송이국밥을 꼭 먹어보라"고 권한다. 이정영 연구사는 "수성못 유원지의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이준희 대표는 "쇠고기의 맛은 신선도가 좌우한다"며 "싱싱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냉동고를 항상 영하 1℃ 정도로 유지하여야 한다"고 비결을 밝힌다.
갈빗살과 양념 갈빗살은 (1인분 100g) 1만6천원, 안창살 2만2천원, 생고기 2만5천~3만5천원, 육회 2만3천~3만원 등이다. 송이식사류는 송이불고기와 쇠고기찌개는 1만원, 송이 국밥과 된장찌개는 7천원. 점심 특선은 쇠고기찌개와 전골식불고기, 육회 비빔밥은 각각 8천원, 쇠고기국밥과 된장찌개, 된장국수는 각 5천원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추천메뉴-송이쇠고기찌개
은은한 송이향에 감칠맛의 조화
이준희 사장은 추천메뉴를 특미인 '된장국수'와 '송이쇠고기찌개'(사진)를 두고 망설였다. 두 메뉴 모두 손님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결국 '송이쇠고기찌개'로 정했다. 주방에서 나오는 음식은 모두 안주인 정미경 씨의 검증 절차를 거친다. 찌개 맛은 맛국물이 좌우한다. 그리고 가미하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송이쇠고기찌개는 갈빗살을 발라낸 후 남는 고기와 국거리 고기, 향긋한 송이까지 가세한다. 송이 향에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을 내 인기 메뉴다. 한 숟가락 맛보는 순간,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이홍섭기자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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