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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한국적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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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도 영화에 빠져서 몇 편을 계속 본 적이 있다. 내용이나 구성은 부족했지만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해서 인상이 깊었다. 인도는 문맹률이 높아 영어나 힌디어를 몰라도 누구나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난한 서민들도 인도 영화를 즐겨본다는 것은 작품은 물론 작품 속 음악에서조차 인도의 맛이 느껴지고 인도의 색깔이 분명하다는 걸 말해준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과 빗대어 생각해 봤을 때는 정말 부럽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대부분은 연극에 가깝다. 뮤지컬의 내용 면에선 한국적인 정서와 우리네 삶을 충분히 표현해 주지만 음악에서는 한국적인 맛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필자 또한 매번 뮤지컬 작곡을 할 때마다 가장 먼저 고민에 빠지는 건 '뮤지컬 속의 한국적 음악어법'을 연구해 적용시켜 보겠다는 것이었다. 서양 음악에서의 한국적 음악 어법을 우리 억양이나 발음 구조에 맞게 연구해 관객과 소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이다.

우리 전통음악은 우리 민족의 가슴으로 느끼는 가장 훌륭한 음악이리라. 그러나 '뮤지컬'에서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한국에는 음악과 극이 만나는 다양한 공연예술들이 많이 있는데 누구나 "악극이 한국의 뮤지컬이 아닌가?" "판소리가 한국 뮤지컬의 시초가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라이선스 대형 뮤지컬을 선호하고 우리의 음악을 외면하기 일쑤다. 그래서 뮤지컬 제작자들이나 작곡가조차 외국 스타일을 따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 뮤지컬을 따라하더라도 새로운 한국적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적인 요소로 한국적인 뮤지컬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스카 해머스타인(Hammerstein, Oscar)이 이런 말을 했다. "뮤지컬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 혹은 어떻게 되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뮤지컬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이 말은 곧 어떠한 시도도 가능하다는 말이고 어떤 형태이든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 시점에서 필자는 전통 예술인들의 전통만 고수하는 보수적 사고의 전환과 사회의 공연예술의 다양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때임을 말하고 싶다. 물론 이미 행하여지는 여러 공연 중에도 '퓨전'이라는 명목하에 다양한 공연 예술이 펼쳐진다. 뮤지컬은 아니지만 시도들은 매우 훌륭하다. 그래서 '뮤지컬 속의 한국적 음악 어법'의 해답은 현재 뮤지컬의 형태와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국악이나 트로트가 흘러나오고 음악적으로 일반 서민들과 좀 더 가까워지는 시도가 많아지는 게 해답을 빨리 찾을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윤정인(뮤지컬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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