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클래식 사용설명서/이현모 지음/부·키 펴냄

'클래식은 듣고 싶은데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질문은 흔하게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얘기다. 하기야 외국어로 된 수많은 곡 중에 어떤 곡을 들어야 하는지는 초보자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 1학년 음악시간,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처음 듣고 클래식에 빠져,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클래식 애호가로 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클래식 감상법에 근거해 이렇게 조언한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 곡을, 신날 때는 신나는 곡을 들어라'는 것.

이 책은 수십여 년간 여러 가지 기분과 상황 속에서 저자를 행복하게 해준 클래식 곡들을 소개한 것이다. 지독하게 아팠을 때, 슈베르트가 병중에 쓴 피아노 소나타 제 21번은 낭랑하게 울려퍼지는 피아노 소리가 마음을 두드렸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예감하고서 쓴 곡인 이 곡은 슈베르트의 비참한 심정이 가슴 밑바닥 깊숙이 흘러들었고, 되풀이되는 따뜻한 피아노 가락은 힘들었던 저자를 한없이 위로했다.

친구를 사귈 때는 브람스의 마지막 관현악곡인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들으라고 권한다. 둘도 없는 친구 요하임과의 불화를 극복하고 우정을 되찾으려는 열의가 담겨 있다. 독주 바이올린과 첼로가 서로 대화하듯 번갈아가며 연주한다.

한편 기억력과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은 변주곡이다. 이런 곡은 치매 예방에도 좋다. 처음 나오는 주제를 조금씩 변주하며 진행하므로 집중력과 기억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곡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작곡 배경 설명을 곁들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80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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