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우승의 향방

올해로 출범 3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는 7월 21일 KIA와 삼성이 1위와 2위로 상반기 일정을 마쳤다.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치닫던 SK가 3위로 밀려나며 상반기가 끝난 현재 1'2위 승차가 2게임, 2'3위 2.5게임, 4'5위 1.5게임 등으로 순위 다툼이 치열해 페넌트레이스의 우승 향방은 쉬 점치기 어렵게 되었다.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유산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웃어라 동해야'의 극적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황금 열쇠의 향방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행사를 위해 동원된 비용 중 1억 5천만 원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하천협회가 거둬들인 회비의 향방도 커다란 관심거리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의 대진표가 정해지면서 각 계파별 표의 향방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앞서 예문에 나오는 '향방'과 '행방'을 구분해 보자.

'향방'(向方)은 향하여 나가는 방향을 말하며 '향방이 불투명하다' '향방을 결정하다' '향방을 알 수 없다'로 쓰인다. "모두들 우승컵의 향방에 관심이 쏠려 있다." "앞으로의 정국 향방이 불투명하다." "부동층의 향방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로 활용한다. '행방'(行方)은 간 곳이나 방향을 뜻하며 '행방이 묘연하다' '행방을 찾다' '행방을 추적하다'로 쓰인다.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라진 공사 대금 88억 원의 행방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그 사이에 고모는 승필이를 우리 집에 맡겨 놓고 행방을 감추어 버렸다."로 활용한다. '행방'은 이미 이루어진 일, '향방'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다.

'행방' '향방'과 같이 '행태'와 '형태'에 대해 알아보자.

'행태'는 행동하는 양상을 말하며 주로 부정적으로 쓰인다. "일부 정치인들의 비도덕적인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를 느꼈다." "그 강력범은 수사관 앞에서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다."로 활용한다. '형태'는 어떠한 구조나 전체를 이루고 있는 구성체가 일정하게 갖추고 있는 모양을 뜻한다. "쇼 프로그램의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은 식사 때마다 특이한 형태의 기도를 한다."로 활용한다.

유명인사 등 취재원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불법 해킹해 파문을 일으킨 영국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7월 10일자를 끝으로 폐간됐다. 300만 부를 자랑하는 발행 부수와 168년을 이어온 전통을 가진 신문이 왕실, 정치인, 배우, 가수 등 유명인의 사생활을 집중적으로 캐내 보도하는 행태를 보이는 등 비도덕적 행위를 해오다 비난 여론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여 정도(正道)를 걷지 않는 언론의 최종 종착지가 어딘지 경종을 울린 셈이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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