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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에 큰 손실 죄송" 지역 증권사 간부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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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은 주가폭락…

미국발 주가 폭락 사태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 지역 증권사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한 아파트 현관에서 지역의 한 증권회사 간부 S(48) 씨가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S씨가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장면이 CCTV에 찍힌 점과 '주식 폭락으로 고객들에게 많은 손실을 입혔다. 죽음으로 죗값을 대신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가족과 회사 동료들에게 보낸 점 등에 미뤄 S씨가 아파트 18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S씨의 부인 K(45)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들에게 많은 손해를 끼쳤다며 힘들어하기에 돈이야 천천히 갚으면 되지 않느냐며 위로했다"며 "같이 잘 살아보자던 남편이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오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S씨의 한 친지는 "평소 애정표현이 서툴고 무뚝뚝하던 S씨가 숨지기 전날 학원에 다녀온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했던 말이 유언이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23년을 증권업계에 종사해온 S씨는 두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다는 게 가족과 동료들의 얘기.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죽기보다 싫어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다고 했다. 이날 대구시내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S씨의 친지는 "단 1원도 남에게 피해주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런 사람이 주가 하락으로 고객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으니 심적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 동료들도 갑작스런 S씨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한 직장동료는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이 평소처럼 밝은 모습이었다. 항상 동료를 먼저 챙기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S씨가 고객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는 사실에 심한 죄책감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손실 규모나 피해 고객 숫자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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