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말 많던' 지도부에 3분룰 족쇄

민주당이 '말 많던' 최고위원회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평균 1시간이 넘는 회의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고위원(9명)의 발언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동안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9명의 최고위원들이 정국현안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앞다퉈 모두발언 시간에 쏟아내면서 지나치게 회의시간이 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0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역시 모두발언에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최고위원회의 도입부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길어지는 이유는 그때가 가장 언론의 주목을 받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정국현안에 대한 최고위원 나름의 주장을 보다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당내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당무와 관련한 최종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임에도 불구, 지금까진 당무현안 논의보다 최고위원들의 정견 발표에 더 많은 시간이 할애돼 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각 최고위원들의 발언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고 발언 후 2분 30초가 지나면 신호벨을, 3분이 지나면 경고음을 울리기로 했다. 다만 손학규 대표의 발언시간은 5분으로 결정했다. 국회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처럼 제한시간이 지나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꺼지는 것은 아니지만 발언자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 개개인이 중요한 문제라고 느끼기 때문에 회의시간을 활용해 의견을 내놓는 것이어서 말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핵심당직자는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발언시간 제한을 실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편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출입기자들의 높은 원성이 한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최고위원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모두 기록해야 하는 출입기자들의 불만과 민원에 당 사무처가 '극약처방'을 내놨다는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당의 이 같은 결정이 언론인들의 민원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큰 저항 없이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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