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조류'파충류까지…새로운 반려동물 문화

현대사회 사람들이 다양한 취미나 습관을 가지고 있듯이,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워 왔다. 최근에는 토끼, 햄스터, 마우스, 기니픽, 페렛, 고슴도치 같은 포유류뿐만 아니라, 조류와 파충류를 키우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왕관앵무, 카나리아, 잉꼬 등의 다양한 조류와 이구아나, 거북이, 뱀, 도마뱀 등과 같은 다양한 파충류를 키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듯 흔히 키우지 않는 동물들을 사육하는 사람들은 그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더 많이 공부하며 동물들을 키우고 있다.

동물들의 사육정보뿐만 아니라, 동물이 아플 때 대처방법도 공유하고 있지만, 상태가 심각해지면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동물병원 가운데 이러한 특수동물을 진료하는 병원이 흔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아픈 특수동물을 데리고 오는 보호자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보다 더욱 당황한 기색으로 내원한다.

지난주에는 내원한 조류의 수가 평소에 비해 유난히 많았다. 그중에는 다리가 골절되어 오는 경우가 3건이나 있었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새장에서 사육하는데, 여름철에는 집안에서 가끔씩 풀어주는 경우가 있다. 이때, 발을 잘못 디디거나 외부의 충격을 받아서 다리 부분이 골절되는 것이다. 새들은 다리가 가늘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골절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 한 다리를 들고 있게 되는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그로 인해 식욕도 많이 저하된다. 방사선 촬영을 해보면 골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골절이 된 새들에게는 깁스 처치를 하고 보호자가 관찰하면서 약을 먹일 수 있도록 권고하고 퇴원시킨다. 새는 강아지처럼 사람이 직접 다리를 만져보거나 약을 입에 넣어줄 수 없기 때문에 관리가 매우 어렵다.

반려동물이 다양해지면서 이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조류나 파충류를 반려동물의 범주로 인식하게 되면서 새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곳도 있고, 수중생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더욱 다양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함께 생활해 간다면 '반려동물 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최동학 동인동물병원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