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펀드가 웃는다' 주가하락=투자기회, 8일 2400억원 유입

"펀드시장, 왕년의 인기 되찾나?"

글로벌 금융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주식형 펀드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주가 하락을 투자기회로 판단한 '스마트머니'(주가가 낮을 때 발빠르게 매수에 나서는 자금)가 재빠르게 펀드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펀드 인기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9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가 하루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1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로 2천251억원의 자금이 한꺼번에 유입된 것.

앞서 이달 3~8일 4거래일간 국내 주식펀드는 7천780억원의 자금을 그러모았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3일과 4일, 5일에 각각 1천452억원, 1천636억원, 2천306억원이 들어왔고, 8일 2천400억원으로 최대 유입치를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들이 펀드에 들어오고 주가지수가 오르면 차익 실현을 위해 돈이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반복된다"며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반응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반등을 기대하며 펀드로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 유지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면서 펀드 자금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1일 296억원이 순유출됐고, 2일과 3일, 4일, 5일에도 각각 318억원과 298억원, 327억원, 264억원이 해외 주식형 펀드를 이탈했다. 9, 10일 역시 이틀 연속 순유출을 보여 347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왜 펀드인가?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펀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통한 학습효과라고 말한다.

당시 주가가 급락하며 펀드가 반 토막 났고, 상당수 투자자가 서둘러 환매에 나섰다. 참고 기다렸던 펀드 투자자들이 뒤이은 반등장에서 보란 듯 수익을 올린 반면 환매에 나선 투자자들은 땅을 치고 후회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 경우 반등을 노리고 국내 성장형 주식펀드 비중을 높이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유독 외풍(外風)에 취약해 더 큰 반등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 하락률(-15%대)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나 대만가권지수(-11%), 일본 닛케이225지수(-8%)와 비교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대외 여건이 개선될수록 국내 증시가 그만큼 더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하락폭이 큰 대형 우량주 중심의 펀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일단 안정적인 펀드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 경기둔화, 남유럽 재정위기, 신흥국 긴축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앞으로도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전문가들은 "최종 투자판단은 결국 개인 몫"이라며 "각자 투자성향, 적립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펀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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