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의 재기 여부도 남자 단거리의 '황제' 우사인 볼트 부활 못지않은 초미의 관심사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중 유일하게 '5m'의 벽을 넘은 이신바예바는 현재 실외(5m06), 실내(5m) 두 부문 세계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다. 2003년 4m82를 뛰어넘으며 첫 세계 기록을 세운 그녀는 2004년 아테네에서 4m91, 2008년 베이징에선 5m05를 넘어 세계 기록을 경신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고 2005'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등 2004년부터 2009년 5m6을 기록할 때까지 6년 동안 세계 기록을 27번(실외 15번, 실내 12번)이나 갈아치우며 여자 장대높이뛰기 무대를 지배했다.
경쟁자 없는 독주가 계속되자 이신바예바는 2008년 올림픽 때 최대 라이벌이자 2인자인 동갑내기 제니퍼 스투친스키(29'미국'4m92)로부터 "그 러시아인의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다"는 독설을 들을 정도로 장대높이뛰기계의 '공공의 적'이 됐다. 이신바예바는 베이징에서 스투친스키를 2위로 밀어내고 우승한 뒤 "스투친스키에게 주제를 알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나를 존경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주제를 알았을 것이다"며 자신만만하게 응징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하'의 이신바예바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한 번도 '바'를 넘어보지 못하고 탈락, 선수권대회 3연패 무산과 함께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해 2009년 8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벨트클라세 골든리그에서 5m06를 넘어 세계 기록을 1cm 갱신하며 다시 '지존'의 위용을 되찾는 가 했지만 2010년 3월 카타르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서 4m60의 저조한 기록으로 입상에 실패한 뒤 잠정 휴식을 선언하고 국제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월, 11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러시아 실내육상대회에서 이신바예바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안나 로고프스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기록은 4m81로 예전 모습을 회복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신바예바가 슬럼프를 딛고 이번 대구 대회에서 28번째 세계 신기록 작성과 우승으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님 스투친스키에게 '엉덩이를 걷어차일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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