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삼겹살이 '금겹살'이듯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도 치솟고 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물가의 바로미터다. 중국인의 식생활에 돼지고기 수요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돼지고기 가격 급등을 초미의 관심사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은 약 6천만 곳의 돼지사육 농장에서 전 세계 사료의 50%를 소비하고 있다. 사료 값의 인상 또한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가져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가농업부가 최근 30년간 돼지고기 생산 및 가격을 분석한 결과 7차례의 파동이 있다고 밝혔다. 1985, 1988, 1994, 1997, 2004, 2007, 2009~2011년의 3, 4년 주기로 돼지고기 가격이 파동치고 있다는 것. 돼지고기 가격 파동의 원인으로는 초기 공급 부족, 통화팽창 요인, GDP 상승, 생활수준 상승 등을 꼽았다.
산둥성(山東省) 린이현(臨邑縣)에서 농장을 하고 있는 쉬웨이량(徐維亮) 씨도 몇 차례 돼지 가격 파동을 겪었다. 그는 "최근 2년간 돼지 가격의 급락 상황에서 고통받았다"며 "올 6월부터 시세가 좋아져 어미 돼지가 낳은 새끼 돼지 10마리를 모두 팔았다"고 말했다.
올 7월에 접어들면서 돼지고기 시장 가격이 상승세에 있어 생산농가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국가농업부 축산업 분석과는 올 6월 들어 4개월째 돼지사육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보다 0.5%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농업부는 올 6월 들어 돼지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2009년과 같이 사육 두수 증가 후 급감이라는 파동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두 종류의 돼지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하나는 전국 돼지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산양후(山養戶'방목 농가)이다. 방목 농가는 몇 마리의 종자 돼지를 길러 매년 수십 마리의 새끼를 생산한다. 또 하나는 쉬웨이량 씨처럼 연간 1천800마리를 출하하는 규모화된 돼지 양식 전업농가이다.
최근 중국은 규모화, 집약화된 돼지 양식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사육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방목 농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가격의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방목농가의 경우 돼지가격이 급락할 때 어쩔 수 없이 종자돈인 어미돼지를 팔아야 하는데 가격이 좋아졌을 땐 후회할 수밖에 없다. 또한 어미돼지를 들여와 새끼돼지를 낳아 기르는 데 10여 개월의 시간이 걸려 생산량이 둔화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돼지를 기르는 데 드는 사료 값과 노동력에 비해 얻는 소득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축산업을 포기하고 대도시로 나가 막노동을 하는 게 낫다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돼지 생산과 가격 안정을 위해 단기적인 부양조치와 함께 농민들에게 정확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대규모의 집약화된 사육 농가를 육성하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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