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육상대회 홍보물 만든 대구 동구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

'버스 쫓아가는 100m 달리기' 할머니들 반짝 UCC 인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된 어르신들이 25일 오후 대구 동구노인복지회관에서 동영상의 한 장면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된 어르신들이 25일 오후 대구 동구노인복지회관에서 동영상의 한 장면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물웅덩이 뛰어넘는'멀리뛰기'와 떠나버린 버스 쫓아가는'100m 달리기', 인생의 황혼을 달리는 '마라톤'까지….

대구 어르신들이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기원하며 육상경기와 댄스를 접목시킨'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만들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동영상은 대구 동구노인복지회관 노인대학 어르신 100여 명이 직접 출연해 만든 것.

이번 UCC 프로젝트는 재미있게 육상대회를 홍보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평범한 플래카드 홍보로는 주변의 이목을 끌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복지관 직원들과 어르신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탄생했다. 영상에 출연한 최부순(67) 할머니는 '생활 밀접형 아이디어'를 냈다.

"노인대학 수업이 끝나고 조금만 늑장을 피우면 버스가 '휑~'하고 떠나가잖아. 젖먹던 힘을 다해 버스 쫓아가는 내 모습이 꼭 100m 달리기하는 것 같았어." 또 자리를 맡기 위해 버스에서 가방을 던지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포환 던지기' 아이디어가 반짝 떠올랐다.

어르신들의 수준급 댄스 실력도 인기를 모으는데 한몫했다. 영상에 등장한 어르신들은 여성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노래 '롤리폴리'(Roly Poly)에 맞춰 단체로 신나게 몸을 흔든다. 젊은층의 관심까지 끌기 위해 최신 유행 가요를 배경 음악으로 택한 것이다. 빠른 리듬에 익숙해지기 위해 댄스 강사와 함께 2주 동안 땀을 흘렸다고 했다.

이 동영상이 최근 '유튜브'를 달구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달 19일 영상이 올라온 뒤 1주일 만에 수천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이들을 응원하는 영문 댓글이 달리고 있는 상황. 대구의 한 네티즌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에 맞춰 어르신들이 춤을 추니 정말 귀여워 보였다. 게다가 고향에서 열리는 육상대회 홍보를 위해 어르신들이 직접 나선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동구노인복지회관 이인혜 관장은 "동구 율하동에 선수촌이 있으니 동구 지역 어르신들 사이에서 육상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영상을 찍을 때 날씨가 더워서 어르신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도 즐겁게 촬영에 임해주셨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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