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 대한 속설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박하향이 나는 '멘솔'(menthol) 담배를 피우면 목도 시원하고 가래가 덜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멘솔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우리 몸에 더 나쁠 수 있다. 멘솔 담배는 발암물질 타르와 니코틴 농도가 일반 담배보다 더 높은 경향이 있다. 물론 요즘은 타르와 니코틴 함량이 낮은 제품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멘솔 담배의 주요 소비자는 흑인 여성들인데, 이들의 흡연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인종보다 더 높은 것도 멘솔 담배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최근 멘솔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끊기가 훨씬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이달 15일자 미국의 의학뉴스사이트 헬스데이(Health Day News)에 소개됐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 암연구소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통계를 이용해 성별'인종별로 어떤 담배를 주로 피우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연령별로는 18~24세 여성들이, 인종별로는 흑인이 멘솔 담배를 즐겨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가운데 멘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비율은 71.8%로 조사됐다. 히스패닉 계통 사람들이 멘솔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28.1%, 백인은 21%로 나타났다.
멘솔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을 확률은 일반 담배를 즐기는 흡연자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멘솔 흡연자 가운데 흑인과 푸에르토리코인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뉴저지 암연구소는 "멘솔 흡연자의 금연 비율이 더 낮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멘솔 등 가향(加香) 담배를 금지하자는 주장의 중요한 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는 멘솔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멘솔 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특별히 더 몸에 나쁜 것은 아니지만 멘솔의 '상쾌한' 향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담배를 쉽게 접하게 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 규제론자들은 "멘솔향이 담배의 독한 맛을 희석시키고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청소년 흡연율을 높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안에 멘솔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또 멘솔 담배 등 가향 담배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외부 자문단은 멘솔 담배의 유해성이 다른 담배보다 더 크지는 않지만 멘솔 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멘솔 담배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국민보건에 도움이 될 것이란 내용의 권고안을 FDA에 제출했다.
하지만 담배회사들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해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멘솔 담배 시장 규모는 전체 담배시장의 30%인 연간 250억 달러(약 27조원)에 이른다.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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