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육상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2일 오후 8시 55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200m 결선에서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29'자메이카)이 우승하며 이 종목에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을 동시에 석권한 첫 여자 스프린터가 됐다.
캠벨 브라운은 반응속도 0.151초를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출발해 초반부터 치고 나왔다. 그러나 레이스가 직선 주로로 접어들면서 카멜리타 지터(32'미국)가 무서운 속도로 캠벨 브라운을 따라붙었고 둘은 20여m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렸다. 결승선 30여m를 앞두고 캠벨 브라운은 막판 스퍼트를 해 22초22의 기록으로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캠벨 브라운은 1위를 확인한 뒤 트랙 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울먹였다. 다른 선수들이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를 해주는 가운데도 고개를 들지 못하고 감격에 겨워했다.
캠벨 브라운은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00m 금메달을 따고도 세계선수권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부터 3회 연속 앨리슨 펠릭스(26'미국)에게 밀려 2인자에 그쳤다. 하지만 캠벨 브라운은 이번 우승으로 1983년 세계선수권이 시작된 이래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여자 200m를 처음으로 동시에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캠밸 브라운은 "곡선주로를 빠르게 돌아서 다른 선수의 추월을 따돌렸던 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며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만큼 매우 기쁘고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여자 100m 우승에 이어 2관왕을 노렸던 지터는 2위(22초37)에 만족해야 했다. 지터는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룩한 대구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단상 꼭대기에 오르려 했지만 뒷심에서 밀려 고개를 숙였다.
여자 200m 세계선수권 4연패의 위업을 이루려던 펠릭스도 막판 20m를 앞두고 속도를 높였지만 22초42로, 400m 은메달에 이어 동메달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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