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인자 3연패냐, 2인자 반란이냐…女 높이뛰기 블라시치-치체로바 격돌

세계기록 깰지도 관심…오늘 오후 7시

'부상을 극복한 스타의 세계선수권 3연패일까, 만년 2인자의 정상 등극일까.'

3일 오후 7시부터 치러지는 여자 높이뛰기 결선은 '춤추는 새'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와 안나 치체로바(29'러시아)의 대결로 압축된다. 24년째 제자리에 멈춰 있는 세계기록을 깰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춤추는 새' 블라시치는 1일 열린 여자 높이뛰기 자격예선에서 1m95를 넘어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1차 시기에서 1m85를 가볍게 성공한 블라시치는 3㎝씩 기록을 높이며 1m95까지 실패 없이 뛰어넘었다.

블라시치는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지난해까지 20개 대회에서 18차례나 우승했다. 2009년 8월 기록한 개인 최고기록(2m08)은 1987년 불가리아의 스테프카 코스타디노바가 기록한 세계기록(2m09)에 불과 1㎝밖에 뒤지지 않는다.

그녀가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장애물은 부상이다. 블라시치는 대회를 불과 2주 앞두고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한 번에 큰 힘을 집중해야 하는 도약 선수에게는 치명적이다. 어렵게 출전을 강행한 블라시치는 "지금의 컨디션에서 100%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인자' 치체로바는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치체로바는 1일 열린 예선에서 가뿐히 1m95를 넘으며 결선에 올랐다. 부상을 입은 블라시치와 달리 컨디션도 좋다. 지난 7월 열린 러시아 선수권대회에서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인 2m07을 뛰어넘었다. 2m07은 역대 랭킹 3위 기록이며 블라시치가 올 시즌 넘은 2위 기록(2m)과 7㎝ 차이가 난다.

치체로바는 블라시치와 오랫동안 '악연'을 이어왔다. 오사카와 베를린 대회에서 블라시치에 밀려 은메달만 두 번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2m03을 넘어 블라시치(2m05)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블라시치가 193㎝의 장신에서 나오는 우아한 점프와 쇼맨십으로 무장한 반면 치체로바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180㎝)로 조용히 바를 넘는다.

한편 안토니에타 디 마르티노(31'이탈리아)도 의외의 복병이다. 디 마르티노의 키는 169㎝에 불과하지만 신장의 열세를 타고난 근력과 민첩함으로 극복했다.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에서는 자신의 신장보다 30여㎝ 높은 2m0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7월에도 2m를 넘으며 시즌 3위 기록을 올리는 등 컨디션도 좋다. 반지, 목걸이, 팔찌 등의 장신구로 화려하게 꾸미는 것으로 유명한 '얼음공주' 스베트라나 시코리나(29'러시아)도 메달권에 도전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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