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2011 '뉴 스타트'] ③대구 브랜드 업, 시동 걸었다

"대구? 아∼세계육상 열린 곳" 글로벌 브랜드로 '점프'

지난달 27일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회식 당시
지난달 27일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회식 당시 'Daegu' 도시브랜드가 방송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이번 대회 기간 'Daegu' 로고는 1천 번 넘게 방송돼 대구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일~9월 4일)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구'(Daegu) 도시브랜드가 글로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과 수도권 언론의 편견을 깨고 '역대 최고 흥행 대회'라는 쾌거를 이뤄낸 결과다. 이번 대회를 빛낸 대구의 도전과 열정, 그리고 저력은 전 세계인의 뇌리에 Daegu 도시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대구 도시브랜드의 세계화를 기업 투자 유치 등 실질적 경제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다.

◆흥행 성공

2007년 3월 케냐 몸바사에서 세계 스포츠 역사가 새로 쓰여졌다.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의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 발표 현장에서 육상 불모지 대한민국의 제3의 도시 '대구'가 모스크바(러시아), 바르셀로나(스페인), 브리즈번(호주) 등 글로벌 도시들을 물리치고 최종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세계 스포츠사의 일대 사건이라는 외신 보도와 달리 우리 정부와 수도권 언론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에서 열리는 동네잔치'쯤으로 여긴 탓이다. 정부는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대회 지원을 외면했고, 수도권 언론은 지방이라는 한계가 대회 흥행 실패를 불러올 것으로 속단했다.

그러나 대구는 결국 해냈다. 대회 폐막 이후 국제 스포츠계 거물 인사들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 대회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세바스찬 코 2012 런던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응원, 시민의 환대 등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을 치르는 모습은 환상적이었다"며 "대구의 열기를 런던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제까지 본 국제 스포츠 대회 중 가장 뛰어났다"고 말했다. 이반 디보스(페루) IOC 위원은 "이번 대회의 성공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열린 대회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의 총 입장권 판매량은 46만4천381장으로, 2007년 오사카 대회의 25만4천여 장과 2009년 베를린 대회의 39만7천 장을 압도했다. 애초 목표했던 45만4천 장을 넘어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국 성적이 나쁨에도 관중이라는 성적, 관중이라는 최고의 선수로 성공한 대회가 된 게 대구 대회가 준 큰 교훈"이라며 "육상대회 성공으로 대구시민들과 경북도민들을 비롯해 우리 국민 모두에게 긍정적 자긍심이 생겼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대구 브랜드 업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흥행 성공과 함께 대구 브랜드 업그레이드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직후 정부와 수도권 언론은 평창 및 대한민국 브랜드 제고 효과가 수십조원에 달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브랜드 효과로 따지자면 정부와 수도권 언론이 평가절하했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동계올림픽을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동계올림픽 참가국은 잘해야 80여 개국 수준에 불과한 반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전 세계 202개국 선수단 1천945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전 세계 TV 시청자도 동계올림픽과 비교가 안 된다. 9일간 무려 80억 명(연인원)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지켜봤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회 개최를 앞두고 "외국에 나가면 대구라는 도시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 해외 기업 유치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며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면 최소 1천 번 이상 '대구'라는 지명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대구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전력을 다한 이유는 당장의 돈벌이가 아니라 '글로벌 대구'라는 도시브랜드 육성에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 역시 국제 스포츠대회의 가장 강력한 경제 효과로 국가 및 도시브랜드 업그레이드를 꼽는다. 국가 및 도시 이미지는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출 증가, 수출 상품의 가격 상승 등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구시 또한 도시브랜드 업그레이드를 기업적 측면의 실질적 경제성과로 이어나가겠다는 목표다. 대구시가 5일 발표한 '포스트(POST) 2011 프로젝트'는 도시브랜드 업그레이드와 국제행사 및 투자 유치 전략을 연계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다.

포스트 2011은 2014년까지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하고 테크노폴리스'국가산업단지 등에 6조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겠다는 비전과 함께 공연문화시설과 뮤지컬, 오페라축제를 국제 브랜드로 키우고 스포츠, 도심, 의료체험 등 특화 관광상품을 개발해 문화, 관광 분야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또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유치와 영남권 통합 신공항 건설도 계속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내걸고 있다.

대구시 김연창 정무부시장은 "2015년 물포럼, 2015년 한'중'일'대만 프로야구대회,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역예선, 2030년 세계엑스포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잇따라 유치해 대구 도시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달 말부터 전문가, 시민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포스트 2011 기본 계획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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