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在日동포들의 명절 "우리는 한국인"

KBS1 '쯔루하시 사람들' 12일 오후 11시10분

KBS1 TV의 '오사카 작은 한국, 쯔루하시 사람들'이 12일 오후 11시 10분이 방송된다.

일본 최대의 한인촌이 있는 도시, 오사카. 이곳의 쯔루하시 시장은 오사카 한인들의 고향이다. 총 6개 조합, 1천여 개의 점포로 이뤄진 쯔루하시 국제시장에는 재일교포들이 운영하는 상점이 주를 이룬다. 김치를 비롯해 각종 반찬과 분식, 한복과 한류상품 상점 등이 즐비하다. 쯔루하시 시장을 걷다보면 마치 동대문시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한국의 맛과 멋, 향수를 골고루 느낄 수 있어 일본 각지의 교포들은 오사카에 오면 꼭 쯔루하시 시장엘 들린다. 특히 설날, 추석같은 민족의 명절이 되면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손님들이 발 딛을 틈 없이 밀려든다.

쯔루하시는 한인촌의 생성과 더불어 한국음식과 물건을 팔기 시작하면서 번성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의 번성 뒤에는 60년 전, 핍박과 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장사를 해온 재일교포 1세들이 있었던 것이다.

쯔루하시 초창기 멤버로 김치 가게를 하는 박복례(82) 씨는 경상남도 통영이 고향이다. 친정 엄마에게 물려받은 손맛과 타고난 성실함 덕에 찾아오는 단골이 수백 명에 이른다. 지금은 재일교포 3세인 손자 도쿠하라 씨가 할머니의 손맛을 계승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쯔루하시 시장에서 유일하게 전통식으로 떡을 쪄내는 떡집은 제주도가 고향인 사람들이다. 시루떡, 쑥떡, 송편을 비롯해 제주도 향토음식인 기름떡까지 직접 빚어서 판다. 직원들의 대화에는 제주도 사투리가 베어 나온다. 이 가게 뿐만 아니라 쯔루하시 상인의 60%가 제주도 출신이다. 1920년대, 오사카와 제주를 잇는 연락선, 기미가요마루를 타고 하나 둘 건너온 사람들이다.

이방인의 땅에 살다보니 쯔루하시 사람들은 똘똘 뭉친다. 함께 모여 마을신에게 제도 지내고 음식도 나눠먹는다. 이쿠노구에 사는 3만 명의 재일교포들도 솔선수범해서 축제에 참가한다. 일본인과 한데 어우러지는 가운데, 흥겨운 풍물에 맞춰 춤도 추고, 한국음식도 먹으며 화합의 시간을 갖는다.

일본에 살면서도 고유의 명절을 정성껏 맞이하고, 1년에 한번 고향 한국을 찾는 쯔루하시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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