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준표 "서울시장 후보 경선 연기"

10월 4,5일로 늦춰…선출 규정도 못정해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도, 선출 규정도 못 정한 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 안철수 바람까지 업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 급기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당내 경선을 10월 4, 5일로 연기하라고 13일 지시했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앞서 이달 8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먼저 링 위에 올라갈 필요가 없다"며 "(야권의) 거품이 빠지는 시점에 야당 후보의 면면을 보고 맞춤형 후보를 내도 늦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범야권의 후보가 정해진 뒤 여론의 동향을 살피면서 최적의 후보를 준비한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은 애초 이달 말쯤 경선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에 따라 9월 27일 잠실체육관을 예약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후보 발굴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나라당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김황식 총리 차출론은 청와대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고 당내 유력주자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당내 지지세가 부족해 본격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당 안팎의 요구에 부합하는 후보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안철수 신드롬' 이후 정치권 밖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행정 경험과 조직 운영 능력을 갖추지 못한 후보는 위험하다는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논란만 거듭하다 패배를 한 4'27 분당을 보궐선거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 중 후보 선출 절차를 확정하고 외부 영입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참신한 인물과 중량감 있는 정'관'재계 출신 인사를 복수로 영입해 경선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13일 "이번 주중으로 후보 선출 절차를 확정하여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 당 내외의 유력한 후보들을 접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1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나라당 서울시장 보선 후보에 대해 "어려운 선거에 필승 카드를 내놓아야 하므로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다음 주 초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