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광기의 연금술사 질 드 레

1404년 프랑스 브르타뉴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질 드 레는 백년 전쟁 말기에 잔 다르크 휘하의 사령관으로 활약, 영국군을 격퇴하는 데 공을 세웠다.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았으나 곧 군에서 물러난 그는 브르타뉴의 성에 은거하면서 남작 신분으로 지냈다. 자신이 탕진한 재산을 다시 모으기 위해 연금술에 빠져들었고 이는 그를 더 큰 광기에 빠져들게 해 어린이 살해로 이어졌다.

그는 1432년부터 하인과 함께 아이들을 납치, 고문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 잔혹한 행위는 8년간 계속됐으며 그가 살해한 아이 숫자만 100여 명, 혹은 140여 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1440년 오늘, 구금된 후 그 해 10월 25일 처형됐으며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죄를 뉘우쳤다. 당시 그가 모함을 받았다는 설도 있었다.

극과 극의 이미지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었던 그는 160여 년 후 등장한 헝가리의 '피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바토리와 함께 초기 연쇄살인범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쳤다. 결혼 후 아내들을 살해한다는 서양의 잔혹 동화 '푸른 수염'은 그의 범죄 행각을 변형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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