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서 아름다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세 가족이 함께 귀농해 가족농장을 일궜지요."
영천시 신녕면 화서리의 산자락에서 닭을 키우며 친환경 계란을 생산하는 이명순(55) 씨는 요즘 시골생활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매일 새벽 닭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신선한 계란을 꺼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보험회사 소장직을 그만둔 이 씨는 지난해 11월 올케 이성희(56) 씨, 동생 이철순(53) 씨, 제부 정태화(57) 씨와 함께 전원생활을 위해 영천으로 귀농했다.
세 가족이 농장 7천여㎡를 공동으로 구입해 기존 집을 리모델링했으며 창고를 보수한 뒤 올해 3월 산란계 병아리 1천100여 마리를 들여왔다. 계사에는 방사 상태로 자란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건강을 뽐낸다. 암탉 15마리에 수탉 1마리를 넣어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닭이 풀이나 지렁이 등을 먹을 수 있는 야외 방사장도 2곳이나 갖추고 있다. 방사장 옆 작은 계사에는 토종닭 500여 마리가 뛰어놀고 있다.
직접 재배한 옥수수와 깻묵, 살겨, 어분, 발효 미생물 등을 첨가한 사료를 먹여 닭의 볏이 유난히 붉은 편이다. 특히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한 생균제를 섞어 발효시킨 사료를 제공해 냄새를 못 느낄 정도다.
이 씨의 가족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로 인증을 받았으며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농장의 계사 벽면에는 '자연·사람·동물이 행복한 가족농장'이란 글귀와 함께 화가 이영철 씨가 지난 봄에 그린 닭, 병아리, 매화나무 소재 그림이 장식돼 있다. 입구의 농장 이름 '청계원' 간판도 이영철 씨 작품이다.
현재 영천시 신녕면 화서리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이 씨는 "인심 좋은 동네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마을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작은 도서관과 체험시설을 갖춰 농장을 문화공간으로 가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생 이철순 씨는 "지난해 영천시 주관 전원생활체험학교의 강의를 들은 뒤 전국의 친환경 유정란 농장을 둘러보며 철저히 준비한 것이 귀농 후 조기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귀농 성공의 본보기가 돼 영천시의 인구 증가에도 한몫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