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3년 10월, 조선에 피바람이 불었다. 왕위를 둘러싼 수양대군의 쿠데타, 계유정난(癸酉靖難). 그리고 이 비극의 역사 속 원수지간에 이루어진 사랑이야기가 있다. '금계필담'(錦溪筆談),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쓰여 오래도록 백성 사이에서 회자한 이 이야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KBS1 TV '역사스페셜-조선의 역사를 뒤바꾼 계유정난, 세조는 승리했는가?' 편이 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130여 편의 설화가 수록된 '금계필담'(錦溪筆談). 조선 후기 의령현감을 지낸 서유영이 저술한 이 책에는 조선의 격변기에 있었던 일들이 쓰여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다.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발하여 궁에서 쫓겨난 그의 딸과 멸문지화를 당한 김종서의 손자가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것이다. 속리산 자락에는 이들이 함께 숨어 살았다는 굴이 존재한다. 조선왕실의 족보인 선원보략과 조선왕조실록, 김종서 집안의 족보 등 각종 기록을 비교해 금계필담 속 이야기의 역사적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세조가 보위에 오른 뒤 단종복위운동에 가담한 사육신 등 여러 신하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은 계속됐다. 당시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육신전'과 '장릉지'. 이 속에서 제작진은 단종의 죽음과 사육신 사건 등이 실록과 다르게 기록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서유영은 금계필담의 서문에서 '진실과 거짓이 반반씩 섞여 있다'고 서술했다. 시대의 진상은 정사뿐 아니라 전승되어 온 설화나 다른 기록들 속에 담긴 민중들의 인식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후대에 '계유사화'(癸酉士禍)로 불리기도 한 계유정난. 이는 나라의 어지러움을 평정한다는 '정난'(靖難)과 조신(朝臣)과 선비들이 정치적 탄압을 받는다는 '사화'(士禍)의 의미로 볼 때 정반대의 평가이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단종은 강원도 지역에서 '영신군'으로 모셔지고 있으며, 김종서는 '충신'으로 이름을 남겼다. 반면 세조는 병의 고통과 회한으로 얼룩진 말년을 보내는 인물로 전설 속에 등장한다. 백성이 기억하는 역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역사의 길을 가기 위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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