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커피공화국'] 전문점 시장만 1조원대…성인 1명 연간 312잔

대한민국이 커피 열풍에 휩싸여 있다. 밥은 먹지 않아도 커피는 마셔야 하는 풍조다. '커피 공화국'이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거리에는 다양한 로고가 새겨진 커피잔을 든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특히 청소년들에겐 유행이 되고 있다. 커피는 이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국민 음료가 됐다.

◆유별난 커피사랑!

한국에는 커피나무가 없다. 커피는 전량 수입이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제자원연구소 분석 자료를 보면, 한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1975년 0.1㎏에서 2007년 1.8㎏으로 무려 18배나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매년 15~20% 성장하고 있다. 현재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1조원대. 올해 전국에 400개의 점포가 늘어나면서 총 가맹점 수는 2천 개를 넘어섰다. 커피를 마시는 인구도 급격히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6년 커피 수입 규모는 1억8천800만달러였다. 지난해는 4억1천600만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커피 한 잔을 10g으로 계산한다면 2006년 성인(성인 인구 추계치 3천756만5천365명 기준) 한 명이 연간 253잔을 마셨다면 지난해에는 312잔을 마신 셈이다.

◆문화트렌드로 정착

커피에 대한 문화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인스턴트커피에서 원두커피로 전환되고 있다. 아메리카노, 더치커피 등 커피 원두 본연의 맛을 즐기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에 따라 커피 전문점도 원두의 품질, 차별화된 로스팅 기술 등 다양한 전략으로 커피 맛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구에도 길목이 좋은 곳은 어김없이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고 있다.

번화가인 동성로 일대는 물론 앞산 카페동네, 수성유원지 주변, 범어동 복개도로, 도시철도 반월당역 등에 커피 전문점 골목이 형성돼 있다. 커피가 생활화 되면서 생소했던 '바리스타'라는 직업도 청소년들에게 유망직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커피 전문점도 단순히 커피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북 카페, 포토 카페, 사주 카페 등 다양한 문화를 접목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커피 메카 대구!

대구는 '한국의 커피 메카'다. 지역 인구대비 커피 인구와 커피 전문점 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대구의 커피소비 인구는 6만여 명, 매장 수는 500개를 훌쩍 넘어섰다. 커피명가 안명규 대표는 "대구는 커피 전문점 세계 1등 도시"라고 말한다. 그 원동력은 세계의 유명 커피 원산지를 직접 방문해 좋은 원료를 확보하고, 커피 교육에 열성을 보이는 등 커피를 연구하는 모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유명브랜드 커피 전문점 현황

전국 커피 전문점의 성장세는 대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만은 유독 지역 브랜드가 강세다. 전국에 진출한 브랜드 커피 체인점의 순위는 '스타벅스'(342개'24%), '앤제리너스'(314개'22%), '카페베네'(308개·22%), '할리스'(240개'17%), '커피빈'(209개'15%) 등의 순이다.

하지만, 대구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토종 커피 전문점인 '슬립리스 인 시애틀'이 80개로 1위. 2위는 '다빈치'(62개), 3위는 '핸즈커피'(28개) 등으로 지역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 브랜드인 '앤제리너스'는 24개로 4위, 지역업체 '바리스타 B'가 13개 점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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