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이포보 개방..여주 명물 부상 기대감
22일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와 함께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이포보가 개방됐다.
이로써 강천보와 여주보에 이어 남한강 3개 보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공식 개방식에 앞서 이포보 인근 당남리섬 일원에서는 가족걷기 대회, 윈드서핑, 카약·카누 체험, 강변 자전거 대행진, 축하 공연 등이 열려 온종일 차량과 인파로 붐볐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행사 참가자와 탐방객이 1만명 안팎인 것으로 추산했다.
◇"단군 이래 최대 변화" = 어린 남매와 함께 가족걷기대회에 나온 황진희(30·여·여주군 대신면)씨 부부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가 컸다"며 "체육공원도 있고 볼거리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두 가족 8명이 함께 온 김재득(47·양평군 개군면 계전리)씨는 "추석 때 자전거를 타러 왔었는데 그때 너무 좋아 다시 왔다"며 "달팽이는 못 잡게 됐지만 잡풀이 무성한 강변이 정비돼 보기 좋다"고 했다.
여주군 산북면 상품리에서 친구 둘과 자전거를 타고 온 중학교 2학년 조동석(14) 군은 "어제 답사를 하고 오늘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자전거를 탈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최고"라고 전했다.
4대강 사업 효과는 보 주변 상인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이포대교 근처에서 23년째 막국숫집을 운영하는 윤희정(52)씨는 "그동안 각종 규제로 수도권 변방이던 여주가 단군 이래 최대 기회를 잡은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3년마다 겪던 침수피해를 올해는 겪지 않았다"면서 "남한강 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서울시민도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외지인들이 찾아와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며 수상레저, 테마파크, 생테체험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4대강 최고 명품보" = 591m의 이포보는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누리꾼을 대상으로 실시한 4대강 16개 보 호감도 조사에서 최고 명품보로 꼽혔다.
백로가 비상하는 형상의 조형물이 있고 백로 알을 상징하는 7개의 둥근 금속 구조물이 수문을 여닫는 권양기를 감싸고 있다.
금속 재질의 백로알 조형물은 오후 들어 햇볕이 들자 은빛으로 빛났다.
744m의 공도교는 자전거와 사람이 오갈 수 있고 그 아래에 1개의 고정보 1개와 가동보(움직이는 수문) 6개가 있다.
고정보 앞쪽에는 물놀이할 수 있는 9천489㎡의 수중광장과 어도 관찰과 공연을 할 수 있는 1천㎡의 문화광장이 꾸며져 있다.
공도교와 수중광장, 문화광장은 공식 개방식이 끝나고 23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수중광장 반대편에는 연간 발전량 1만7천838MW의 소수력발전소가 들어서 3천5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이포보 인근 당남지구와 당남리섬에는 자연학습장과 스포츠 파크, 레저 캠핑장, 피크닉 파크, 야생초 화원,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이날 사전 행사는 주로 당남지구와 당남리섬에서 열렸다. 행사장에서는 개방행사 참가자를 기관, 단체, 마을별로 동원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환경단체 "국민 기만" 기자회견 = 4대강 사업저지 범대위 소속 환경단체 활동가 30여명은 오후 2시20분께 이포보 소수력발전소 인근 주차장에서 4대강 개방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은 사복 경찰관과 의경 200여명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30여분간 진행됐다.
주민 서너 명이 욕설로 기자회견을 비난하면서 어수선한 광경이 이어졌고 한때 한 주민이 범대위 현수막을 빼앗는 과정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는 기만이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인류 오만의 상징인 바벨탑의 역사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며 "국민 기만 거짓 선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이포보 공사현장을 41일간 점거 농성해 최근 1심에서 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나와 4대강 사업을 성토했다.
◇친수구역 개발 기대감..부동산시장 주춤 = 친수구역 개발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여주지역 분위기는 아직 조용하다.
매물은 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업소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보상비 상승과 개발 기대감으로 땅값이 오르고 거래도 있었지만 올 들어서는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매수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토해양부 국감에서는 이포보 주변 친수구역 지정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주지역 땅값이 상승세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남한강 공인중개사 하창우 대표는 "4대강 사업 이전인 2008년과 비교해 땅값이 오른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거래를 보면 상승폭은 10∼20%에 불과하다"며 "실제 매매되는 땅값이 아닌 매도호가로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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