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자사고 경쟁률 0.93대1…계성·경일여고 미달

올해 전형 성적위주 변경, 평균경쟁률 작년보다 하락

대구 4개 자율형 사립고가 27일 2012학년도 신입생 입학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일반전형에서 지난해에 비해 평균 경쟁률이 하락하고 일부에선 미달 사태까지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지역 교육계에선 내신성적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지원을 꺼렸다는 분석부터 올해 자사고 전형이 기존 '추첨'에서 '성적 위주'로 바뀌면서 중상위권의 지원이 줄었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계성고는 남학생 196명 모집에 130명이, 여학생은 84명 모집에 83명이 지원하는 데 그쳐 모두 미달됐다. 경일여고도 336명 모집에 273명만이 지원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경쟁률도 떨어졌다.

경신고는 336명 모집에 342명이 지원했고, 대건고가 280명 모집에 315명이 지원해 그나마 4개 자사고 중 가장 높은 경쟁률(1.13대1)을 기록했다.(표 참조) 이에 따라 4개 자사고 일반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0.93대 1로 지난해 1.19대1에 비해 낮아졌다.

자사고들은 자사고에 대한 지원자들의 이해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경일여고 관계자는 "대학입시에서 내신성적의 실제 반영 비율이 줄고 있는데도 아직 상당수 학생, 학부모들이 내신성적을 잘 받기 어렵다며 지원을 머뭇거리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1학년인 자사고 1기의 대입 성과가 나오면 지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성고측은 남학생이 여학생과의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학부모들의 선입견 때문에 유독 남학생 지원이 적었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대입 맞춤형 교육과정' 등 자사고의 장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중학교에서도 충분한 진학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가속화된 '고교 다양화' 바람도 잠재적인 자사고 지원자들을 흩어지게 했다는 분석이다. 해마다 수백여 명의 학생들이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하는 가운데 자율형 공립고, 기숙형 고교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우수 학생들이 분산됐다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 고교에 비해 학비가 부담스럽다는 점, 다양한 고교가 등장하면서 학생들의 학교 선택 폭이 넓어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자사고들의 학생 선발 제도 변화도 지원 경쟁률 하락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경우 내신 성적 30% 이내로 지원 자격을 제한한 뒤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이번에는 자기주도적 학습전형을 도입해 사실상 성적 순으로 선발키로 했다. 한 사설 교육기관 관계자는 "내신성적이 15~30%선인 중상위권 학생들이 합격 여부를 확신하지 못해 자사고 지원을 꺼리는 바람에 지원자가 준 것"이라고 했다.

대구 자사고들이 학생, 학부모들에게 자사고만의 강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중3 학부모는 "학생, 학부모들은 비싼 학비를 무릅쓰고라도 자사고만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기대하고 있는데, 지역 자사고들이 이런 점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계성고와 경일여고는 28, 29일 추가모집에 들어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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