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곡예사 출신 배우, 버트 랭커스터

그의 영화는 재미 있었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그저 그만이었다. 버트 랭커스터(1913~1994)는 탄탄한 체격과 날렵한 몸매를 앞세운 액션 배우에 가까웠지만, 연기력까지 겸비해 30년 넘게 은막을 누볐다.

1913년 오늘, 뉴욕에서 우편배달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교 때 농구 선수를 하다 졸업후 어릴 때부터 배워온 체조 실력을 살려 서커스단에 들어갔다. 6년간 곡예사를 하다가 다치는 바람에 포기하고 영화계에 뛰어 들었다.

해적 두목으로 나오는 '진홍의 도적'(1952년)과 공중곡예사 역할의 '공중그네'(1956년)에서는 곡예사 경력을 발휘, 줄을 타는 스턴트를 직접 했다. 정상급으로 인정받은 것은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년)부터였다. 중대 선임하사로 나와 중대장의 부인(데보라 커)과 하와이 해변에서 벌이는 키스신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가 흰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을 때면 야비한 악당 그 자체였다. 악당으로 나오는 서부영화 '베라 크루즈'(1954년)와 사기꾼 전도사로 분한 '엘머 갠트리'(1960년)가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 역의 'OK목장의 결투'(1957년)보다 훨씬 더 좋았다. 악역이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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