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맛+영양-음식도 퓨전시대] '변신은 무죄'

짬짜면(짬뽕+짜장면)·칼제비(칼국수+수제비)·반반치킨(양념반·프라이드반)

세상 모든 것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21세기 주요 트렌드는 융합과 변혁이다. 산업 각 분야에서 융합과정을 거쳐 새로운 품질과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문화를 논할 때 음식을 제외할 수 없다. 음식도 1+1 융합의 시대다. 음식+음식은 2가 아니다. 그 맛은 10도 되고 100도 된다. 맛과 영양을 추구하는 음식의 변신은 무죄다.

◆짝꿍 음식

우리가 먹는 음식 속에는 갖가지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 맛의 궁합은 물론이고 영양학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바로 짝꿍 음식이다. 하지만, 짝꿍 음식과 맛의 시너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퓨전 음식은 서로 맛이 다른 음식을 잘 결합해 '맛의 보완제'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요즘엔 그 변화된 맛을 즐기는 것이 유행이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대표적인 것이 '짬짜면'이다.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짬뽕과 짜장면을 '따로 똑같이' 방식으로 세상에 선보여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짬뽕을 시키면 짜장면이 먹고 싶고, 짜장면을 주문한 후에는 짬뽕도 먹고 싶은 심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태어난 음식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도 마찬가지. 두 맛을 한꺼번에 즐기는 묘미다. 이젠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정착했다.

◆음식의 진화

세상이 변하면서 입맛도 변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사람의 취향에 따라 음식도 변신하고 있다. '칼제비'를 아시나요? 처음 듣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국수 마니아는 '아하!' 하면서 금방 알아챈다. 바로 칼국수에다 수제비를 넣은 것을 말한다. 칼국수도 먹고 싶고, 수제비로 먹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요즘 웬만한 국숫집에는 모두 '칼제비'를 정식 메뉴로 정착시키고 있다. 칼제비 맛이 유명한 곳은 서문시장 먹거리 장터이다. 서문시장 아진상가 내 '소문난 할매 우동'(053-255-0668)은 보리밥과 칼제비로 소문난 집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지 45년째. 2대째 계속해오고 있다.

◆'믹스&매치' 식품! 색다른 두 가지 맛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색적 음식재료를 결합한 '믹스&매치(mix & macth)표' 상품이 식품시장의 빅 화두가 되고 있다. 요즘 주가를 올리는 대표적 '믹스&매치표' 상품들은 과일 두부, 취나물 빵, 닭갈비 피자, 코코넛 참치, 파인애플 햄버거 등이다. 젊은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융합 음식의 원조는 비빔밥?

세계가 함께 어우르는 시대다. 음식도 동양과 서양을 함께 섞는다. 요즘 어느 곳에서나 퓨전 음식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이런 퓨전 음식 문화를 좋아한다. 융합 음식의 원조는 아무래도 우리의 비빔밥이 아닐까? 음식전문가들은 비빔밥이 맛과 영양뿐 아니라 갖가지 나물의 색과 고명이 어우러진 그 모양새도 아름다워 '아름다운 꽃밥'이라고 표현한다. 음양의 조화와 오방색과 오미의 조화를 함께 지닌 음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빔밥은 우리 민족과 많이 닮은 음식이다. 함께 섞이고 무리 짓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비빔밥이 김치에 이어 세계 곳곳에 진출할 유력한 한국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비빔밥을 기내식으로 개발해 1998년 스페인 세빌에서 열린 국제기내식 총회에서 최우수 기내식 상을 받기도 했다. 비빔밥이 세계의 음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홍섭기자 hsl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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