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산악인 오은선 "초교 5학년 때 산을 처음 가슴에 품었죠"

대구등산학교 '산' 주제 특강

"처음 오른 산이 북한산 인수봉이었어요. 여행을 좋아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인수봉에 오르면서 산을 제 가슴에 품었던 것 같아요."

이달 1일 8천m급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불후의 기록을 세운 여성 산악인 오은선(45) 씨가 대구등산학교에서 '오은선과 산'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이날 오 씨는 그가 올랐던 히말라야 14좌의 등산 역정을 10여 분 짜리로 편집한 동영상을 준비해 참석했던 청중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그가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한 시점은 대학에서 산악부에 들면서부터였다. 처음엔 선배들과 함께한 등산에서 그는 고작 텐트만 지키는 신세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대체 정상에 무엇이 있기에 저렇게 산을 오를까?'하는 생각에 산 정상에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회고했다. 그때 함께한 한 산악부 선배는 그에게 "웬만한 여자들은 처음 산에 오르면 지쳐 쓰러지기 일쑤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펄쩍펄쩍 뛰며 신나게 산을 올라 놀랐다"고 귀띔했다. 이때부터 그의 인생 항로는 전문산악인으로 방향을 잡게 됐던 것.

그는 이어 "세계의 고봉들을 오르려면 강한 정신력과 체력은 기본이며 인간의 한계에 부닥쳤을 때 마음을 다잡아 목적을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오기도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해외원정 때 셰르파의 도움은 절대적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철 산악인인 그에게도 등산보다 더 힘든 때는 있었다. 한동안 칸첸중가 등반에 대한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이때 겸손과 순응이라는 삶의 새로운 화두를 얻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고봉 등산을 하면서 설원이나 숨어있는 크레바스에 대처하는 법과 인생관, 무산소 등정의 어려움, 14좌 등정에 얽힌 스토리 등을 잔잔히 들려줘 이날 특강에 참석했던 많은 등산 관계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강의 말미에 그는 산악계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은 높이 평가돼야 함을 강조했다.

글'사진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멘토기자: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