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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끝 섬 말도 지키는 쌍둥이 해병

서쪽끝 섬 말도 지키는 쌍둥이 해병

서부전선 끝 말도(唜島)에 해외 유학파 쌍둥이 해병이 근무하고 있어 화제다.

해병대 청룡부대에 근무하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 정도현·재현 이병(21)이 주인공들로, 어린 시절부터 항상 함께 했던 이들은 민족사관고를 졸업 후 나란히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다.

각각 코넬대 기계공학과, 시카고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형과 동생은 이국 땅에서 TV 뉴스를 통해 연평도 포격 도발 소식을 접했다.

이국 땅에서 이방인으로 지내야 했던 이들에게 한국은 버팀목이었다. 그런 조국이 북한의 공격으로 화염에 불타는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심한 분노까지 느꼈다고 한다.

동생 정재현 이병이 먼저 형에게 동반 입대를 제의했다. 그는 과거 이스라엘-이집트 전쟁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고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한 이스라엘 유학생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형을 설득했다.

형 정도현 이병 역시 선뜻 동생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대학원까지 마치고 로봇 공학 연구원 생활을 계획했던 그는 "어차피 가는 군대, 조국이 어려울 때 우리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자"면서 마음을 바꿨다.

대학 1학년을 마친 이들은 지난 6월 귀국해 8월 해병대 1147기로 입대했다. 그리고 10월21부터 서부전선 최전방 말도에서 함께 해병대 생활을 시작했다.

북한까지 불과 6㎞ 떨어져 북한 주민들 움직임까지 관찰할 수 있는 '긴장의 땅'인 말도는 민간인은 10명밖에 살지 않는 면적 1.5㎢의 작은 섬이다.

형제는 나란히 열상감시장비(TOD) 운용병을 맡아 매일같이 밤바다를 지키며 적의 침투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았다.

동생 정 이병은 "지금까지 편하게 생활해왔지만 이제는 국가를 위해 뭔가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지도 상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섬이지만 수도 서울의 서측을 방어하는데 매우 중요한 곳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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