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얼굴에 부드러운 말투지만 안전모를 쓰고 현장에 나설 때면 두 눈은 불꽃이 튈 듯 매섭게 변한다.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 원자력 기술자라는 책임감이 그를 눌렀다. 주인공은 한국수력원자력㈜ 울진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제어계측팀 '전당희'(45) 차장.
울진원전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물어보면 '전당희'라는 이름이 대답으로 바로 나온다. 그는 '거리측정용 인코더 성능시험기 개발'로 창안상 수상과 더불어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또 '발전정지예방 및 원인분석시스템 구축'과 '주급수펌프 속도제어설비 개선' 등 최근 5년간 발전소 품질과 공정개선 실적이 64가지에 달한다. 이 같은 공로로 지난 6월 '한수원 품질명장'에 등극한 데 이어 이달 '2011년 국가품질명장'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울진원전의 최고 기술자로 인정받은 그는 "맡은 자리에서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추었다. 그의 겸손은 조직에서도 빛났다. 지난 2008년 전국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경북대회에서도 우수상을 2번이나 탔다. 그때의 소감 역시 "팀원들이 잘해서"였다.
1984년 입사한 전 차장은 2년 뒤 울진원전으로 왔다. 고졸로 입사했지만 디지털제어설비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학업에 매진, 석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제어계측' 분야에 많은 애착을 가진 그는 "사람으로 치면 민감한 신경과 같은 부분이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는 날에는 큰일 난다. 제어계측이 잘못되면 발전소가 멈춘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에서 주관하는 국가품질명장에서 올해 전 차장이 명장의 반열에 이름을 올림에 따라 울진원전은 최근 3년 연속 명장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강덕구 울진원전 본부장은 "울진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되는 것은 전 차장과 같이 책임감 있는 기술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를 비롯한 현장의 기술자들은 한수원의 보물이다"고 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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